개장 후 계약해지 공시직전 28분간 공매도물량 쏟아져일평균 1만주 매매하던 기관 하루만에 36만주 매도임직원 차명계좌 통한 공매도 가능성도 염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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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약품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건과 관련한 늑장 공시 파문 직후 내부거래 의혹이 커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9시 장 개장 뒤 한미약품이 독일 베링거잉겔하임과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하기 직전인 약 28분간 한미약품 주식 5만471주의 공매도가 이뤄졌다.

    이날 공매도 수량은 총 10만4327주로 개장 이후 28분 동안 하루 공매도 물량의 48%가 쏟아진 것으로 당국과 개인투자자들은 한미약품 내부에서 악재를 사전에 인지하고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대차거래와 공매도의 외국인과 기관 비중이 99%에 이른다는 점을 당국은 주목하고 있으며 내부 임직원의 거래내역 조사도 동시에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대주주 한미사이언스 등 특수관계인이 41.37%의 주식을 보유 중이고, 국민연금이 9.73%를 보유하고 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도 9%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는 지난 7월 29일 국민연금 매도에 대한 결과를 8월4일 공시한 것으로 지난달 30일 거래에 대한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임원들의 경우 반기보고서 기준 박문화 상무가 1392주, 최성철 상무가 1236주, 정웅제 상무가 1087주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임원들은 1000주 미만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주문기 전무가 지난 7월1일 197주를 매도한 것이 내부 임원 기준 마지막 거래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당국은 내부거래에 대한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되 기관과 외국인에 대한 조사에 보다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기관이 한미약품 주식 35만9933주, 외국인이 3만7438주를 순매도했다.


    최근 1년 동안 기관이 한미약품 주식을 가장 많이 매도한 시점은 지난해 10월7일로 당시 8만8675주를 순매도한 바 있다.


    또 9월 한달 동안 기관의 일평균 매매량은 1만2400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건이 발생한 당일 평소의 30배에 달하는 물량을 한번에 쏟아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업체와 기술수출 계약해지에 따른 주가 급락이라는 점에서 정보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관이나 외국인이 사전에 계약해지를 인지하고 공매도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명계좌를 통한 대규모 공매도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대주주를 비롯한 임직원에 대한 수사도 당국은 고삐를 조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본시장조사단이 한미약품에 대한 현장조사에 돌입했다"며 "휴대폰 등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약품 대규모 공매도 의혹의 핵심이 한미약품이 공시 시점을 전후해 미공개 정보가 유출됐는지 여부인 만큼 사내 기술수출 및 공시 담당자 등 관련자들을 대상으로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한국거래소 역시 공시를 전후해 집중 거래가 이뤄진 계좌 등에 대한 심리 등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