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원대 고가, 단독주택 맞춤형 제품한국, 아파트형 주거형태... '소모적 경쟁'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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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전체 점유율의 1%에 불과하지만, 최근 외국계 기업이 시장 공략을 선언하며 도화선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도 기존 제품을 변형하거나, 신제품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계 기업인 바일란트 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시장 진입 후 올 가을부터 본격적인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프리미엄 보일러는 400만원대를 호가하는 고가의 제품으로 일반 가스보일러 대비 대용량·고열량 등의 특징이 있다. 주요 타깃은 타운하우스, 복층형 대형주택 거주자 등이다.

    국내 보일러업체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보일러도 프리미엄 보일러 제품을 출시하며 이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북미시장에 보급하던 제품의 국산화 과정을 거쳐 프리미엄 보일러를 선보였다. 귀뚜라미보일러는 15년 전인 2001년 처음 프리미엄 보일러를 선보였으며, 올해도 프리미엄 신제품 보일러를 출시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일러업체들의 프리미엄 시장 경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요가 거의 없고, 성장가능성도 희박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거환경이 변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여전히 아파트 형태의 주거문화가 확고하기 때문"이라며 "아직 갈길이 먼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익 및 성장성이 사실상 거의 없는 이 시장에서 보일러업체들이 경쟁을 펼치는 것은 '타 업체가 하니까 우리도 일단 따라간다'는 식의 행동에 불과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실제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의 수요는 전체 120만대 가운데 1% 미만인 1만대 내외로 추정된다. 업체들은 시장이 워낙 작기 때문에 별도의 매출액을 공개할 수준도 되지 못한다.

    보일러업체들은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소비자 선택권을 위한 제조사들의 선택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보일러업체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이 아직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건설사무소 등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문의가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늘리기 위한 차원에서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