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역마진 우려 심화...저축성보험 판매 꺼린다
-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이달부터 기존에 2.38%를 보장하던 양로보험 최저보증이율을 2%로 0.38%포인트 낮췄다. 이는 올 들어 두차례 인하한 것이다. KDB생명은 지난 4월에도 최저보증이율을 2.45%에서 2.38%로 0.07%포인트 내린바 있다.
최저보증이율이란 운용자산이익률이나 시중금리가 하락해도 보험회사에서 고객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최저 금리를 말한다.
동부생명은 이달 들어 2.35%를 보장하던 양로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했고, 흥국생명도 지난달 최저보증이율 2.35%였던 양로보험 상품 판매를 접었다.
동양생명은 양로보험(2.38%) 최저보증이율을 2%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올해 3월까지 양로보험 최저보증이율 2.85%를 보장했지만 지난 4월부터 2.38%로 낮춰 판매 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올해 4월 금리부담을 덜기 위해 양로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양로보험 판매를 줄인 가장 큰 이유는 역마진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보험사의 자산운용이익률이 최저보증이율 이상의 투자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면 이자율차 역마진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주요 보험사들이 저축성 보험 판매에 소극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해당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 신규 매출(초회보험료)이 올들어 쪼그라들었다.
동부생명은 올해 상반기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 규모가 5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87억원) 대비 32.2% 감소했다. 흥국생명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는 작년 상반기 285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202억원으로 57.9% 감소했고 같은기간 KDB생명은 879억원에서 756억원으로 저축성보험 매출이 14% 감소했다. 다만 동양생명은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후에도 공격적으로 저축성보험 판매를 이어 나갔다. 이로인해 신규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863억원에서 올해엔 1조5971억원으로 18.5배 늘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양로보험 등 저축성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방카 채널에서는 일정 한도를 달성하면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높은 이율을 보장하는 상품은 저금리 기조에서 나중에 돌려줘야할 보험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우려가 있다"며 "고객에게 돌려줘야하는 부채가 늘어나면 보험사의 리스크는 커지고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 저축성보험 판매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6월말 최저보증이율 적용 부채는 107조원으로 2012년(10조원)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