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지정 가능성 제기에도 "미분양 걱정 없다"재건축 추진 단지 매매가 고공행진…고분양가 이어질 전망
  • ▲ '광풍'이 부는 강남권 재건축 분양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음에도 강남 재건축시장은 움츠러들기는커녕 오히려 분양가 상승 등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진은 송파와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연합뉴스
    ▲ '광풍'이 부는 강남권 재건축 분양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음에도 강남 재건축시장은 움츠러들기는커녕 오히려 분양가 상승 등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진은 송파와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추가규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강남 재건축시장 분양열기는 좀처럼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규제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속내다. 오히려 분양가 상승 등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내달 서초구 잠원동 한신18·24차 통합 재건축단지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를 선보이며, 같은 달 GS건설은 서초구 방배3구역을 재건축하는 '방배 아트 자이'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도 다음 달 하순께 송파구 풍납우성 재건축단지인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들 3개 단지 총 분양물량은 모두 1525가구이며, 이중 334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특히 '방배 아트 자이'와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경우 지역 첫 재건축 단지인 만큼 일대 후속물량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눈에 띄는 것은 각종 규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걱정어린 시각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따른 분양가상한제 부활과 청약통장 재당첨 제한·1순위 요건강화·전매제한기간 강화 등이 언급되고 있지만 완판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 전언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 재건축시장 외에는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투자수요와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인근 지역 실수요자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A건설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사전 상담과 지역 부동산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인근 지역에서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도 생각보다 많았다"며 "추가 규제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분위기가 위축될 수는 있지만, 규제 여파로 인한 미계약 증가는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공인중개업소 역시 마찬가지다. 규제 가능성 제기로 시장 분위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잠원동 B공인 관계자는 "분양 전인데도 벌써부터 문의가 상당하다. 주변에 재건축이 예정된 곳도 많은 만큼 쉽게 분위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정부의 명확한 대책이 나오지 않은 만큼 강남 재건축시장의 침체를 논하기는 섣부른 상황이다. 확실한 규제책이 시행되기 전까지 이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게다가 재건축 추진단지들 입장에서는 내년 말까지 유예돼 있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는 것이 최우선인 만큼 투자열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 징수가 내년까지 유예되면서 곳곳에서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하려는 분위기다. 사업을 두고 갈등을 빚던 단지들도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자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 정도"라며 "투자심리가 급랭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규제강화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자 오히려 일각에서는 분양가가 더 높게 책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현재 서울 전체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4년 말에 비해 15% 상승한 2172만원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서초구의 평균 분양가는 103% 뛴 4373만원, 강남구는 76% 오른 3915만원에 달했다.

    송파구와 강동구도 이 기간 각각 19%, 21% 상승한 2310만원, 2334만원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의 분양가 상승이 서울 전체 평균 분양가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재건축 단지들의 평균 매매가 역시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0월 기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4012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4000만원 선을 넘어섰다. 종전 최고치인 2006년의 3635만원에 비해 377만원이나 비싸다.

    개포주공 재건축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강남구 경우 재건축아파트 평균 가격이 3.3㎡당 4351만원에 이르며, 반포지구와 방배동 등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이 가시권에 들어선 서초구도 4109만원까지 치솟았다. 인근의 재개발아파트 청약률이 하늘을 찌르고, 분양가도 널뛰면서 이들 재개발 예정아파트까지 바람이 번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크로 리버뷰'를 비롯해 올해 공급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모두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월 분양한 잠원동 '신반포 자이(반포한양)'는 3.3㎡당 4290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37.8대 1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 2단지)'와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도 각각 3.3㎡당 3760만원, 3730만원 고분양가에도 인기몰이를 했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내년 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재건축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는 강남권 단지들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금융권이 중도금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지만,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편이라 분양가 상승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