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 용산점 안정적 매출 기록
"호텔신라 노하우와 현대산업개발 운영 능력으로 시너지 발휘"
  • ▲ 왼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뉴데일리경제DB
    ▲ 왼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뉴데일리경제DB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기 위해 각 기업의 오너가 직접 나섰다. 이번 면세점 3차 대전에는 롯데, 현대, 신세계, SK네트웍스, HDC신라 등 국내에 내로라하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참전했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에서 누가 최후에 승자가 될까? <면세점 3차 대전>에서 이들의 장·단점을 해부한다.

    "HDC신라면세점 명품 유치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삼성전자 제4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지방 경제 활성화는 물론, 다양한 콘텐츠를 관광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해 나가겠다." (지난해 5월 HDC신라면세점 출범 당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인사말)

    이부진 사장과 정몽규 회장의 말대로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5월 신규면세점 중 가장 먼저 세계 3대 명품 중 하나인 루이뷔통을 유치한 것은 물론, 매출 역시 3분기 연속 신장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 매출은 오픈 이후 2월 말까지 168억원, 2분기 880억원, 3분기에는 2분기보다 매출이 30%가량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와 정몽규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로 지난해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면서 이처럼 경쟁력 있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면세점 특허 추가 획득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4일 업계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은 재계에서 보기 드문 삼성가(家)와 현대가의 의기투합으로 초반부터 유력한 면세점 후보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이고, 정몽규 회장은 故(고)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 ▲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HDC신라면세점
    ▲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HDC신라면세점

    HDC신라면세점이 이번 면세점 후보지로 내놓은 곳은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로 이 중 1층에서 6층까지 약 1만3000㎡ 공간을 면세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범삼성가와 범현대가의 기술을 융합해 '디지털 면세점'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타겟층도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로 잡았다.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이들을 잡아야 향후 20~30년 뒤에도 안정적인 면세점 사업이 가능하다는데 두 오너가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파크타워에는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을 활용한 융합현실(MR, Merged Reality) 기술이 국내 유통 업계 최초로 선보이고 삼성SDS의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빅데이터 활용) 기술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관광객은 이색적인 체험이 가능하다. 일례로 면세점을 방문한 관광객이 자신의 간단한 취향만 입력하고 'MR 피팅룸'에 들어서면 인공지능이 '의뢰인'에 가장 적합한 패션을 단번에 코디해 준다.

    향후 이 기술은 축적된 관광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호하는 여행지와 맛집 코스까지 안내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1층 면세점 로비에는 6m에 이르는 높은 층고를 활용한 홀로그램 영상과 미디어월, 디지털 사이니지 등 첨단 IT 시설도 들어선다. 또 면세점 특허 획득에 성공하면 현재 약 
    7400㎡(2239평) 크기도 당초 발표한 대로 증축공사를 통해 1만3000㎡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증축공사가 되면 폭도 30m로 넓어진다. 기존 
    아이파크타워의 폭은 16~20m에 불과해 브랜드가 입점하면 마주 보는 구도가 아닌 복도식으로 꾸려져 입점이 제한적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증축이 완료되면 이러한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기존 사무실 부지를 면세점 유치를 위해 증축한다는 것은 그만큼 면세점 유치에 양 기업의 오너가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분석된다.

  • 이와 관련 양창훈·이길한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는 "이번 사업 신청은 관광 산업의 질적 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가장 큰 주안점을 뒀다"며 "향후 20~30년, 더 나아가 100년 후에도 끊임없는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면세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만약 이곳에 신규 면세점을 따내게 된다면 '용산의 아이파크면세점·중구의 신라면세점·강남의 신규면세점'을 잇는 '면세점 트라이앵글'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HDC신라면세점이 놓칠 수 없는 이유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번 면세점 추가 특허 획득에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7월 면세점 대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HDC신라면세점은 용산점 출점 당시 총점 844점을 받아 2위 갤러리아면세점 (806점), 3위 롯데면세점 (790점)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경영 능력'과 '특허구역 관리 역량'에서 이미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2분기 기준 HDC신라면세점은 매출 880억원, 일 평균 매출 9억6773만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비슷한 시기 문을 연 한화갤러리아가 매출 397억원, 일 평균 매출 추정치 4억3728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면세점 특허 획득을 누가 가져갈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모르겠지만, 공정한 룰에서 경쟁하는 만큼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 출발:HDC신라면세점 입지, 도착:현대백화점 입지 ⓒ네이버지도
    ▲ 출발:HDC신라면세점 입지, 도착:현대백화점 입지 ⓒ네이버지도


    하지만 이번 3차 면세점 대전에 범 삼성家인 신세계면세점과 범 현대家인 현대면세점이 참전해 HDC신라면세점과 다방면에서 겹친다는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오촌 당숙 관계이며, 면세점 위치 역시 직선거리로 불과 500m 안팎에 위치해 다방면에서 접점을 가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HDC신라면세점이 내놓은 부지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내놓은 부지가 도보로 겨우 10분 거리에 위치한 만큼, 둘 중 한 곳은 떨어질 확률이 높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한다"라며 "만약 양사에 면세점을 모두 내어줄 경우 정부의 당초 취지인 지역경제 활성화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HDC신라 관계자는 "삼성동 무역센터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됐고 GBC(현대자동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등이 건립되면 향후 명동 수준의 관광객이 몰릴 수도 있다"라며 "명동의 경우 도보로 10분 거리에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붙어 있어도 좋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거리는 문제 될 것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관세청은 향후 관할 세관의 서류 및 현장실사,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오는 12월 대기업 사업자 3곳, 중소·중견 기업 1곳의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평가 항목은 법규준수도, 재무건전성, 경제·사회발전 공헌도, 기업이익 사회환원 정도 및 상생협력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