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벗어난 단지, 청약률 고공행진관망 중인 강남 재건축 "급매물도 안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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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개관한 '수지 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 내. ⓒ대우건설
지난 3일 정부가 서울 강남4구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권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발표하자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규제가 비켜난 지역으로 투자세력이 몰렸고, 규제가 적용되는 서울 재건축 단지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청약 재테크'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신규분양 아파트의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용산구에서 분양한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청약에는 157가구 모집에 2만1785명이 몰리면서 올해 비강남권 최고인 평균 13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는 일부 타입에서 최고 953.6대 1의 경쟁률이 나오는 등 올해 동탄2신도시 최고인 평균 79.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시에서 공급된 '캐슬앤 파밀리에 디아트 세종'은 세종시 역대 둘째로 높은 평균 24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오피스텔 분양에도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4일 경기 하남·안양 등에서 문을 연 오피스텔 견본주택 4곳(2700여실)에는 2만여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됐다.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단지들에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는 꾸준한 상황에서 인기 지역의 분양시장을 규제하는 정책으로 분양권 몸값은 갈수록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서울 재건축시장은 규제의 영향으로 움츠러든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규제 영향으로 34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한 주 새 0.12% 떨어졌다. 규제가 예고된 2주 전부터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호가가 수천만원 하락하고 있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2㎡의 경우 지난달 말 대책 발표를 앞두고 14억9000만~15억원까지 호가가 떨어졌으나, 대책 발표 이후에는 14억8000만~14억9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중·하순 시세가 15억4000만~15억60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보름여 만에 7000만~8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42㎡는 대책이 예고된 후 시세가 지난달 말 10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는데, 대책 발표 이후 1000만원 낮은 10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왔지만, 살 사람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 전언이다.
연내 분양을 앞두고 있던 건설사들과 재건축 조합들도 이번 규제 여파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일단 청약경쟁률이 떨어지는 것은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사실상 입주 때까지 제한되는 만큼 단기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수요가 빠지는데다 이달 중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개정되면 1순위 자격과 재당첨 제한 요건이 강화된다.
연말까지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108개 단지, 8만3317가구 가운데 이번 규제 적용을 받는 단지는 31개 단지, 1만6233가구에 달한다.
당분간 시장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분양일정을 연기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서울 송파구에서 예정됐던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분양일정을 무기한 연기했고, 대림산업도 이달 서울 관악구에서 선보이려던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분양계획을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