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에 산란' 특성 살린 인공부화기 개발… 1천여마리 4㎝로 키워
  • ▲ 조개류에 산란하는 묵납자루.ⓒ해수부
    ▲ 조개류에 산란하는 묵납자루.ⓒ해수부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멸종위기종인 토종 민물고기 묵납자루를 대량 생산하는 종묘생산 기술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묵납자루는 남한강과 북한강, 임진강 등 물이 완만하게 흐르는 곳에 서식한다. 지느러미와 몸통이 묵색(짙은 검은색)인 납자루 어류라 하여 묵납자루라고 불린다. 수명은 3년으로 최근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됐다.

    묵납자루는 자연상태에서 3~6월께 산란한다. 한 번에 30~50개의 알을 민물의 말조개류 아가미에 낳는다. 알은 부화 후 25일쯤 지나면 1.2㎝ 크기로 성장하며 이후 조개에서 나와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수산과학원 내수면연구센터는 조개를 이용해 자연 산란을 유도하고 치어(어린 물고기)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이 방법은 계획생산이나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내수면연구센터는 올해 초 산소와 멸균수를 지속해서 공급하는 인공부화기를 개발했다. 이 장비는 조도, 온도, 산소 등 조개 속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 치어 부화율과 생존율을 높였다.

    내수면연구센터는 인공부화기를 이용해 지난 4월부터 8개월간 치어 1000여 마리를 4㎝ 크기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이 중 선별된 우량 개체는 서식지 외 종 보존을 위한 어미로 활용된다.

    수산과학원은 '내수면 수산생물 종 보존 연구'의 하나로 묵납자루 어미 2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앞으로 대량생산 체계가 갖춰지면 원래 서식지에서 개체 수 복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간 양식업자에게 기술을 이전해 관상어 산업화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최혜승 내수면양식연구센터장은 "이번 기술 개발로 산란할 수 있는 어미를 충분히 확보한다면 묵납자루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며 "일본 등에서 관상어로 묵납자루에 대한 관심이 높아 관상어 시장 진출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