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확대에 소비자 지갑 닫힐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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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정치·사회 뿐 아니라 실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가 장기적으로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높아진 분노와 불안감으로 당장 소비심리가 냉각되는 것을 넘어, 이번 사태에 따른 정치·경제·사회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정 공백은 결국 다양한 부동산·금융·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이는 기업의 투자 위축과 소비자의 소비심리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다음 대통령 선거가 1년 이상 남아있다는 점에서 이런 불확실성은 가뜩이나 침체한 한국 경제에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통업체의 재무담당 임원은 "지금 한창 내년도 경영계획 때문에 바쁠 시기인데 불확실성이 커 (내년 경영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다"며 "이런 현상은 소비 감소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경제주체인 기업의 투자 위축은 결국 경기침체 우려와 소비심리 냉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안승호 숭실대 교수는 "최순실 사태로 쇼핑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이 일차적인 영향이라면 기업이 불안정한 환경에서 투자를 미루는 것처럼 소비자들도 불확실성 때문에 의사결정, 특히 내구재 소비를 미루는 것이 이차적인 영향"이라고 말했다.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최근 불거진 다른 변수들도 최순실 게이트와 맞물려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경기가 침체한 상황이므로 소비가 더 위축된다기보다는 (정부가) 경기 침체기에 필요한 '경제적 비전'을 제시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현실화하는 등의 일이 발생하면 수출에 관여하지 않는 국민 개개인도 결국 불안함에 지갑을 닫고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