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및 탈퇴 검토북미 수출용 멕시코발 생산품, 35% 관세 부과 가능성
  • ▲ LG전자 계열의 LG이노텍 멕시코 공장 내부.ⓒLG이노텍
    ▲ LG전자 계열의 LG이노텍 멕시코 공장 내부.ⓒLG이노텍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공약에서 밝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및 탈퇴 여부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발 트럼프 후폭풍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차, 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은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우선 상황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가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 무관세였던 것을 35%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기업들은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의 상당수를 북미로 수출하고 있어 그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LG전자, 북미 수출용 TV 비중 높아 큰 피해 '우려'

     

    우선 멕시코에 TV 및 생활가전 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전자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삼성전자는 멕시코에 1995년 문을 연 자산총액 1조301억원 규모의 판매법인과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자산총액 4355억원의 생산법인 등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제품 및 냉장고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각각 8억달러,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 전체 매출의 3분의 1 수준인 31조6032억원의 매출을 북미지역에서 올렸다. TV의 경우 멕시코 공장에서 전량 생산해 공급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에 비상이 걸렸다.

     

    LG전자는 1977년부터 TV 및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자산총액 5382억원 규모의 생산법인과 1993년 만들어진 자산총액 3704억원 규모의 판매법인을 갖고 있다. 최근 3000만 달러를 투자해 전기오븐 생산라인을 신설했다. 북미지역에 납품되는 대부분의 TV가 멕시코 공장에서 공급돼 관세 부과 시 피해가 우려된다. 올해 1~3분기까지 북미지역에서 매출 11조8841억원을 기록, 멕시코 공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사 관계자는 트럼프의 NAFTA 탈퇴 이슈와 관련 “즉각적인 대비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 기아차, 북미 수출 겨냥하고 건설한 멕시코공장 '전략 차질' 

     

  • ▲ 기아차 멕시코 공장 전경.ⓒ기아차
    ▲ 기아차 멕시코 공장 전경.ⓒ기아차

     

    기아차가 지난 5월 가동을 시작한 멕시코공장 역시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K3(현지명 포르테) 10만대를 생산해 현지에 5만5000대를 판매 계획이어서 당장 큰 피해는 없다. 현지화된 프라이드 후속(현지명 리오) 모델 등도 추가 양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기아차는 4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멕시코공장에서 20%는 현지에서, 나머지 80%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었다. 즉,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얘기다. 

     

    판매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멕시코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북미가 아닌 다른 해외에서 판매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미국의 나프타 재협상 및 탈퇴가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행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면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멕시코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되면 기아차는 너무나 피해가 크다”며 “기아차 이외에 글로벌 메이커들 역시 멕시코에서 공급 과잉이 생겨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멕시코에는 이미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이 대부분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의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는 물론 독일 브랜드인 BMW와 벤츠, 폭스바겐도 진출해 있다. 일본 브랜드인 토요타, 혼다, 닛산 등도 둥지를 틀고 있어 생산케파가 400만~500만대로 추산되고 있다.

     

    때문에 관세 부과에 따른 판로 모색이 중요해졌으며, 이 과정에서 과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포스코, 현지 생산제품 대부분 내수판매로 소진... 피해 없을 듯 

     

  • ▲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적용 모습.ⓒ포스코
    ▲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적용 모습.ⓒ포스코

     

    당초 우려와 달리 포스코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멕시코에 생산법인 1개와 가공센터 3개를 운영하고 있다. 멕시코 생산법인은 2009년 연산 40만톤 규모의 1CGL(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2014년에 2CGL공장을 준공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멕시코에 총 90만톤 규모의 자동차강판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물량을 현지에 있는 글로벌 완성차 공장에 공급하고 있어, 트럼프의 보호무역 여파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멕시코법인의 생산량 대부분은 현지 내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며 “가공센터 생산량 역시 전량 내수에서 소진되고 있기 때문에 북미 수출하고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강판은 최고급 강판인 ‘780㎫급 AHSS강’으로, 타사 강판으로 대체가 어려운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며 “고급강 위주의 생산을 통해 추후 더 강화될 보호무역 제재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