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 만의 철도 경쟁 상징성 고려해야" vs "잔칫날 돌발집회 가능성 부담"
  • ▲ 수서발 고속철(SRT).ⓒ㈜SR
    ▲ 수서발 고속철(SRT).ⓒ㈜SR

    다음 달 9일 수서발 고속철도(SRT)가 개통하는 가운데 8일로 예정된 개통행사 준비가 어수선하다. 국토교통부는 역대 고속철 개통 사례에 견줘 대통령 주빈 행사로 준비하고 있지만,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으로 시국이 어지러워 자칫 앙꼬 없는 찐빵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 참석에 대한 기대와 반응은 엇갈린다. 참석 여부는 다음 주쯤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토부에 따르면 SRT가 다음 달 9일 개통한다. 우리나라 117년 철도 역사상 처음으로 경쟁체제가 도입되는 것이다.

    개통행사는 하루 앞서 8일 열릴 예정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대규모 국책사업 사례를 비춰봤을 때 일단 VIP(대통령)를 주빈으로 모시고 행사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역대 고속철도 개통행사 중 VIP가 참석하지 않은 행사는 2010년 KTX 경부선 2단계가 유일하다. 당시에는 국무총리가 대통령 대신 참석했다. 최근에는 KTX 호남선 개통식과 경원선 기공식이 대통령 참석 행사로 치러졌다.

    문제는 최순실 파문으로 대통령이 칩거에 들어가면서 행사를 2주 남짓 남겨놓은 현재까지 참석 주빈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통령이나 총리 참석 여부가 아직도 불투명한 상태다.

    주빈에 따라 무대 설치와 동선은 물론 의전 절차가 크게 달라진다. 경호상의 문제로 참석자 명단이 미리 확정되고 행사장 출입차량도 비표를 받은 차량으로 제한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사는 비표 발급 등의 절차를 고려해 우선 VIP급 행사로 준비하고 있다"며 "확정된 건 아니고 다음 주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통령 참석에 대한 행사 관계자들의 기대와 반응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SRT가 우리나라 117년 철도 역사상 최초로 간선철도에 경쟁체제가 도입되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장관급 행사로 치르기에는 서운한 면이 없지 않다는 견해다. 제2의 고속철 시대를 맞아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로 다가간다는 의미를 참작하면 VIP급 행사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대통령 참석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개통행사가 어지러운 시국과 맞물리면서 자칫 잔칫집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혹여 개통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쪽에서 시국 관련 집회가 벌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주빈으로 참석하면 SRT가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거나 아예 주객이 전도돼 개통행사가 빛이 바랠 거라는 자조 섞인 농담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