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원가율, 현대산업…한화건설 '최대폭 감소'해외 사업은 현장별 희비
  • ▲ 시평순위 상위권 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이 대체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송파 헬리오시티' 공사 현장 전경. ⓒ현대산업개발
    ▲ 시평순위 상위권 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이 대체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송파 헬리오시티' 공사 현장 전경. ⓒ현대산업개발


    시공능력평가 상위 기업들의 매출원가율이 대체로 줄어들었다. 주택 부문 호조에 더해 해외사업 손실 축소, 자구노력 이행의 결과 등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외사업의 변동성은 여전했다. 리스크를 선반영하거나 줄인 기업의 경우 원가율이 개선됐고, 반대로 준공승인 지연 등 발주처와의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기업은 원가율 개선세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시평순위 30위 건설기업 중 27개사의 매출원가율은 89.6%로 지난해 3분기(91.0%)에 비해 1.4%p 감소했다. 집계에서 제외된 3개사는 부영주택, 호반건설, 대방건설로 이들은 공시의무가 없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을 발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인건비, 생산비용 등으로 구성되는 매출원가를 매출액으로 나눠 산출한 값이다. 건설업종의 경우 자재와 인건비 등으로 지출되는 원가 부담이 큰 산업인 만큼 매출원가율 증감여부가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단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택 부문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누적 청약경쟁률은 3.7대 1에 그쳤으나 지난해 11.6대 1에 이어 올 들어서는 13.5대 1까지 치솟으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이 기간 공급된 가구 수가 2014년 13만5318가구, 2015년 21만8804가구, 2016년 19만2610가구였던 점을 감안하면 주택시장 호황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대형건설사 가운데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산업개발(81.9%)이 27개 건설사 가운데 원가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주택사업 비중이 높아진 한양(-7.4%p), KCC건설(-4.3%p), 태영건설(-3.9%p), 한라(-2.9%p) 등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원가율이 개선됐다.

    특히 중견건설사의 경우 주택 호황기 이전 몇년간 이어진 건설경기 침체로 강행한 자구노력들의 가시화도 긍정적 효과를 미쳤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주택 호황의 영향이 있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주택 호황기가 오기 전 건설경기가 침체된 시기부터 꾸준히 비용 감소, 효율성 증가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해 온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 이후 건설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있지만, 그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는 회생절차를 진행했던 기업들이 절차를 무마리함에 따라 원가율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법정관리에서 졸업한 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기간에는 자금지급 여건이 좋지 않고, 회생채권으로 손실을 본 하청업체도 있다보니 원가 자체가 늘어나기 마련이고 또 기업 입장에서는 회계상 보수적으로 원가율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최근 졸업 후 기업 경영 상황이 본궤도에 올라오면서 원가가 안정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사업 원가는 기업별로 엇갈린 실적을 기록했다. 손실을 선반영하거나 공사가 준공 단계에 접어든 경우 원가 감소로 원가율이 낮아진 반면, 추가 손실이 반영된 사업장이나 리스크를 보유한 현장이 있는 경우 원가율 개선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이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손실을 선반영한 한화건설의 경우 이번 3분기(87.3%)에 전년대비 43.4%p 줄어들면서 업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으며 사우디 현장의 준공을 앞둔 SK건설(-5.3%p)과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이사아 사업이 순항을 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4.0%p) 등의 원가율이 크게 줄었다.

    이에 반해 브라질 사업장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시고 있는 포스코건설(+2.5%p)이나 해외 부문의 실적 변동성이 큰 삼성물산(+12.4%p), 대우건설(+0.1%p) 등은 지난해보다 원가율이 증가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주택 부문 호조로 원가율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한 해외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라며 "해외사업의 경우 저유가 지속에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확산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 설계변경이나 공기지연 등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건설사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7개 건설사 가운데 평균(89.6%)보다 낮은 원가율을 기록한 기업은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효성 82.5%  △두산중공업 84.0%  △한양 84.9%  △한화건설 87.3%  △서희건설 87.4%  △현대엔지니어링 87.9% △동부건설 88.2% △한라 88.4% △삼성물산 88.77% △두산건설 88.78% △태영건설 89.0% △대림산업 89.5% 등 12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