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비중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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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최순실에게 김승연 회장 석방을 청탁했다는 증언과 관련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24일 중앙일보는 전 한화그룹 핵심관계자인 A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인터뷰에 내용에 따르면 한화그룹 핵심관계자 A씨는 "김회장 부인 서영민과 그룹 경영진이 지난 2013년 말부터 최순실에게 '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심지어 선고 하루 전날에는 집행유예 판결이 나온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지난 2014년 김승연 회장의 횡령ㆍ배임혐의 파기환송심에 앞서 최순실에게 석방 민원을 요청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화그룹은 자료를 통해 "파기환송심 재판 관련해 최순실에게 민원을 한 적이 없음. 법원 판결을 민원의 대상으로 생각할 수도 없었고, 당시 최순실의 비중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또 한화그룹은 "기사내용에는 김회장, 부인 서영민씨, 김동선 팀장 등이 최순실과 직접 만났다는 사실이 없다"라며 "다만 김동선 팀장은 같은 승마선수로서 경기장에서는 최순실과 정유라를 조우한 적이 있으나, 기사 내용처럼 재판일로 만나겠다는 생각도 한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오로지 신분을 알 수 없는 모호한 A씨의 증언을 통해 '카더라'식 보도였다"면서 "기사에서도 표현되었듯 한화측의 어떤 액션도 없었고, 최순실도 판결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확인도 못하면서, 기사가 틀릴 것을 대비해 빠져나갈 여지를 만들어뒀다"고 꼬집었다. 

한화그룹은 "서영민여사와 최씨와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표현했으나,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한 사실도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승마협회 회장사를 두고 한화그룹은 "최순실에게 석방민원을 하지도 않았지만, 만약 청탁을 해서 어떤 이득을 봤다면 당시 가장 최순실의 관심이 높았던 승마협회 회장사를 집행유예 불과 두달만에 사퇴를 공개적으로 표명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순실 석방 청탁 뿐만 아니라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삼성물산 합병 찬성 압박에 대해서도 한화그룹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주진형 전 사장이 자신의 경영성과가 안 좋았던 것을 감추기 위해 물타기하고 있다는게 한화그룹 측 주장이다. 

한화그룹 측은 "주진형 전 사장이 한화증권을 운영할 당시 적자가 났고, 사직한 후 올 상반기 영업적자만 2천억원에 달한다. 경영 성과가 좋지 않아 물러난 것이지 삼성물산 합병 반대 보고서 때문이 아니다"고 입장을 내비쳤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증권은 증권업계에서도 10위를 할 정도로 알아주는 회사였다. 지금은 15위 밖으로 물러난 상태"라며 "주 대표는 경영실적 악화에 대한 부분을 책임지고 물러난 것이지 외부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22일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일가가 가까우니 합병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쓰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주 전 사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합병 무산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냈더니 항의 전화를 받았다"며 "며칠뒤 김연배 (당시 한화생명) 부회장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지 모른다'는 압박을 받았고, 결국 물러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결정에서도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한 주 전 사장은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 여부에 대한 결정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하겠다고 밝혔을 때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 개입설이 돌았다"며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삼성이 최순실 씨 모녀에게 거액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후 사정을 알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