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흑자전환 이어 3분기 본궤도 진입 평가…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자보상배율 마이너스·유동비율 감소…재무구조 개선 필요상대적으로 부족한 수주잔고, 성장 둔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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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재용 기자

    지난해 3분기부터 8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물산이 건설부문의 안정적인 실적실현으로 2개 분기 연속흑자를 이어갔다. 선제적 손실반영으로 향후 추가적인 손실발생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전망도 긍정적이다.

    다만 대규모 손실반영에 따른 누적 영업손실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이자보상배율, 유동비율 등의 재무적 취약점이 잔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기다 향후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주잔액도 경쟁사에 비해 작은 편으로, 적극적인 수주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별도 기준 삼성물산은 3분기 매출 4조7348억원, 영업이익 18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2조3583억원) 2.0배, 영업이익(147억원) 1.2배 각각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4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 1분기 이후 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영업 본궤도까지 올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한 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853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의 손실, 우발채무 평가 손실, 금융위원회의 '수주산업 회계 투명성 제고 방안'에 따른 30개 프로젝트에 대한 선제적 비용 처리가 원인이었다.

    올해 1분기에도 강화된 수주산업 회계감사 시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보수적으로 공사손실을 재점검해 해외 프로젝트의 잠재손실을 추가로 실적에 반영하면서 4000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어진 2분기에는 곧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에 카타르 도하 메트로 프로젝트 계약 해지에 따라 공사미수금(250억원)이 비용으로 반영됐음에도 토목, 빌딩 등 국내외 프로젝트 진행 호조로 영업이익 118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3분기에도 평택 P프로젝트 등 고마진의 관계사 매출 증가와 로이힐 등 현안 프로젝트의 종료로 영업이익률이 2분기 3.7%보다 높은 5.1%를 기록했다.

    삼성물산 측도 "일부 해외 프로젝트들의 준공(임박) 영향으로 매출은 감소했으나 반도체 공장, 발전 등 국내외 프로젝트들의 원활한 진행으로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물산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흑자 기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1분기를 기점으로 대부분의 부실 프로젝트 손실을 선반영해서 향후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로이힐 등 현안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평택 P프로젝트 등 고마진 매출이 증가한 건설 부문 증익이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며 "4분기에도 평택 P프로젝트 및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등 고마진 사업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경영성과에 못 미치고 있는 재무성과가 미진하다는 점이다.

    올해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3조9062억원)보다 3.6배 늘어난 14조324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0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0억원)보다 확대됐다.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이자보상배율도 마이너스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1이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지불하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는 의미다. 1미만일 경우에는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현대건설에 비해 부족한 유동비율도 불안하다. 삼성물산의 3분기 유동비율은 87.2%로 지난해(97.5%)보다 10.3%p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은 0.6%p 늘어난 175.1%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신용분석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그만큼 기업의 재무유동성이 크며 안정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먹거리 부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수주산업인 건설업의 경우 수주잔고가 향후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수주활동이 부진하면 향후 매출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의 3분기 말 수주잔고는 29조3169억원으로 현대건설(40조9888억원)의 71.5%에 그칠 뿐만 아니라 GS건설(39조6151억원), 대우건설(37조6531억원), 포스코건설(32조5601억원) 등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관계자는 "저유가로 인해 발주 물량 자체가 줄어든 가운데 해외사업 부실 여파가 적지 않았던 만큼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 접근을 하다보니 수주가 부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