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기간중 조립에 대한 불안감 팽배
  •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25일부터 운행을 개시하는 가운데 차량에 대한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차량은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모두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 기간에 완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장기 파업을 고려해 차량 품질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점검은 통상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25일 오전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첫선을 보이고 운행을 개시할 예정이다. 서울~광주 하루 15회, 서울~부산 12회 운행에 들어간다.

    그러나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품질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우선 차량 생산 시점부터 혼란스럽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애초 지난 9월12일 실전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현대차 파업 장기화로 차량 공급이 지연돼 운행이 연기됐다. 이후 국토부는 10월 중순께 개통이 가능할 거로 내다봤으나 현대차 사태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사실상 11월 이후로 미뤄졌다.

    현대차 파업은 지난달 15일 종료됐다. 고속버스운송업계는 이달 3일 오는 25일부터 운행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와 현대차는 지난 8월 조립이 완료돼 시험운행 단계에 있는 차량이 6대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홍보팀 관계자는 "9월 말까지 총 7대의 조립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10월 말까지는 공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생산라인에서 버스 1대를 조립하는 데 13~14일이 걸린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조립 후 좌석 장착 등 외주 작업에 사나흘이 더 소요된다. 차량 출고 후 시험운행에 하루 이틀 걸릴 것까지 고려하면 최종 납품까지 17~20일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현대차 설명으로는 9월 말께 납품 물량이 모두 생산라인에는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파업 종료 후 작업을 서두르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는 생산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도 "차량 생산완료 시점은 10월로 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9월5일부터 10월17일까지 차량이 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 내부에서는 차량 제작이 파업 기간에 이미 완료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9월 7~25일 차량 생산이 완료됐다"며 "10월에 차량을 넘기려고 했으나 고속버스운송업체에서 (차고지 확보 등을 이유로) 미룬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대로면 차량이 전부 파업 기간에 생산된 셈이어서 차량 부품이나 품질에 대한 점검이 필수적이다. 국토부와 고속버스운송업계도 앞서 개통 시기를 연기하며 이 문제를 거론했었다.

    현대차 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처녀 출고하게 되는 만큼 (장기 파업으로 말미암은) 부품이나 차량의 품질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고속버스 점검이 통상적인 수준에서 그쳤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전주공장 품질관리부서에서 완성차를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업 장기화 여파를 고려해 추가적인 점검을 어떻게 얼마나 꼼꼼하게 진행했는지에 대해선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반면 고속버스운송업체는 처녀 출고에 대한 불안감에 차량 점검을 이중삼중으로 벌였다. 첫선을 보이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운행 초기 고장으로 고급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한 것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고속버스운송업체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업체별로 정비인력을 공장으로 보내 차량 점검작업을 벌였다. 이후 프리미엄 고속버스 개발에 참여했던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운영위원들이 별도 점검에 나서 내부 사양과 편의사항 등을 중점 점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체 정비인력을 보내 차량을 점검하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지만, 운송사 고위 임원들이 별도로 차량을 점검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운송사업체는 차량을 인수한 뒤 자체 정비공장에서 다시 한 번 추가적인 점검을 벌인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