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이래 처음… 총장 공백 4개월 넘길 듯
  • ▲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9일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정유라 입학 특혜 제공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최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총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이대는 4개월째 총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뉴시스
    ▲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9일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정유라 입학 특혜 제공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최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총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이대는 4개월째 총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뉴시스


    새 총장 선출 규정을 놓고 잡음이 일었던 이화여자대학교가 이달 열리는 입학식·졸업식을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총장석이 비워진 채 치를 전망이다.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임기 중 사퇴로, 이대 이사회는 공정성을 요구하는 학내 구성원 의견에 총장직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선거권자 비율이 교수에게 대거 치중되면서 학생, 직원 등이 반발했고 결국 올해 2월 새 수장 선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10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전날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대표로 구성된 4자 협의체는 제16대 이대 총장 선출과 관련한 첫 모임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총장 선출안 마련보다는 향후 일정 등이 논의됐다.

    이대 직원노조 관계자는 "어제 회의는 구성원별 참여 인원, 진행 방식, 차후 일정 등을 논의하는 정도였다. 앞서 총장 선출에 대한 과정이 미비해 불발된 것이라 아쉽기도 하다. 지금이라도 선회해 논의하게 된 것에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이화여대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총장 선거권 반영 비율을 △교수 82.6% △직원 9.9% △학부생 및 대학원생 5% △동창 2.5%로 명시한 '제16대 총장후보 추천에 관한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에 총장 선출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듯했지만 이화여대 총학생회, 이대 노조 등은 조율 없이 졸속으로 총장 선출안을 가결 시켰다며 규정 취소, 일정 연기, 참여 비율 조정 등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특혜 제공 의혹 등으로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이 작년 10월 총장직에서 물러나면서 학내 구성원은 총장직선제로 구성원 참여를 요구했다. 결국 21년만에 직선제가 부활했지만, 의견 조율 없는 이화학당의 결정은 '날치기 통과' 논란을 부추겼다.

    총장 후보 추천이 4주일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에 이사회에서는 규정 제정 후 곧바로 선출 절차를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언급됐었다. 반면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총장 선출안 규정에 따른 학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입후보자 등록공고, 소견발표 및 정책토론회 등은 아예 이뤄지지 못했다.

    선거위가 이번 주 중으로 구성되더라도 후보 등록공고일부터 최소 15일이 지나야 선거를 진행할 수 있어 이달 24일 이화여대 2017학년도 입학식, 27일 2016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는 새 총장의 참석은 어렵게 됐다.

    총장 선출과 관련해 학내 구성원 참여하거나, 의견을 반영하는 타 대학의 경우 1개월 이상 기간을 설정한다.

    A대학 관계자는 "총장 선거 공고 후 의견수렴, 후보 유세 등을 고려하면 1~2개월 소요될 정도로 다소 기간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 관계자는 "앞서 총장 선출 과정이 진행될 때, 선출에 대한 공고부터 최종 확정까지 1개월 이상 걸렸다"고 설명했다.

    총장 공석이 4개월째 지속되면서 각종 논란에 대한 해소는커녕 오히려 잡음이 지속된 이화여대는 131년 학교 역사상 처음 있는 총장 중도 사퇴로 인해, 학내 대표 행사들을 수장 없이 치르게 됐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이달 새 총장 선출은 어렵다. 협의체 모임은 의견을 다시 수렴하겠다는 것이다. 입학식은 일정대로 무리 없이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올해 2월 총장을 뽑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