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계약 업무처리 기준 마련… 과도한 용역비 지급사례 방지인·허가 전 공공기관 사전검증 의무화… 사업적정성 검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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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강남권 재건축조합을 합동점검한 결과 예산회계 비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일부 조합에 대해서 수사의뢰 뿐 아니라 조합장 교체 권고를 진행한 만큼 사업지연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11·3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방안' 후속조치로 강남권 8개 재건축조합을 대상으로 서울시와 합동점검결과를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2개월 동안 △잠원한신18차 △방배3구역 △서초우성1차 △개포시영 △개포주공4차 △풍납우성 △고덕주공2차 △둔촌주공을 대상으로 점검을 진행했다.
점검결과 총 124건에 달하는 부정적 사례가 적발됐다. 분야별로 △예산회계 57건 △용역계약 29건 △조합행정 29건 △정보공개 9건 순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이 중 6건은 조합장 교체 권고 병행 조치를 내렸다. 이 밖에 △시정명령 26건 △환수조치 15건 △행정지도 75건 △기관통보 2건 등을 진행했다. 특히 도시정비법상 처벌규정을 명백하게 위반한 3개 조합에 대해 수사의뢰했다고 국토부 측은 설명했다.
이들 3개 조합은 총 6건에 달하는 부정적 사례를 저질렀다. 구체적으로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을 총회 의결 없이 진행했다. 또 내부 감사보고서 등 다수 중요서류에 대해 정보공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주택정비과 관계자는 "과거 조합을 대상으로 조합장 교체 권고 조치가 내려진 사례는 없었다"면서 "정부가 직접 나선 만큼 일부 조합장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비리가 확실한 일부 조합이 총회를 통해 조합장 교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연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은 조합원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국 분담금 상승으로 이어져 사업성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문제는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여부다. 사업지연으로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지연되면 재건축으로 1인당 평균 3000만원 이상 이익에 대해선 최고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조합과 반대하는 비대위와 다툼도 심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만약 사업지연으로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받는다면 조합원은 사업진행에 부정적인 태도로 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국토부는 근본적인 조합운영 개선을 위해 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국토부 장관이 고시하는 '용역계약에 대한 업무처리 기준'을 마련, 조합에서 불필요한 용역을 발주하거나 과도하게 용역비를 지급하는 사례를 방지할 예정이다.
또 관리처분계획 수립시 정비사업비 10% 이상 증가 혹은 조합원 20% 이상이 요청하면 지자체 인·허가 전 공공기관 사전 검증을 의무화해 사업 적정성 검토를 강화할 계획이다.
국토부 주택정비과 관계자는 "시장과열 등 필요한 경우 지자체와 합동점검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며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조합실태를 점검하는 동시에 결과를 지속해서 감시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