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다각화·밀착서비스... 고객 스킨십 늘려 '친절한 기업 이미지'
  • ▲ 린나이코리아는 제품 다각화와 고객 밀착 서비스로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린나이코리아 홈페이지
    ▲ 린나이코리아는 제품 다각화와 고객 밀착 서비스로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린나이코리아 홈페이지

내수시장이 어렵다. 이를 타개하고자 기업들은 해외 진출 등 나름의 방법을 간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린나이코리아는 이른바 ‘집토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애프터서비스 등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고객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린나이코리아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영업 확대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제품 다각화와 고객 밀착 서비스가 그것이다.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보일러가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린나이는 ‘나름의 방식’으로 내수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셈이다.  

회사가 최근 출시한 ‘가스 의류 건조기’는 보일러에서는 비켜나 있지만, 경쟁력 강화에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의류 건조기 시장은 지난해 300% 이상 성장했다. 선점 경쟁도 뜨겁다. 린나이코리아 기업 차원에서 ‘가스 의류 건조기’에 주력하는 이유다. 대표 경쟁사는 LG전자다. 

회사는 ‘카카오톡 옐로아이디 서비스’나 ‘24시간 AS직원 상주 서비스’ 등의 애프터서비스도 속속 내놓고 있다. 마케팅 차원에서 해당 서비스들은 대표적인 저비용·고효율 전략이다. 우선 카카오톡 옐로아이디 서비스는 소비자가 사진과 동영상 등을 통해 애로사항을 회사에 보낼 수 있다. 기존의 상담은 대개 유선상으로 이뤄져 고객 입장에서는 설명에 애를 먹기 일쑤였다. 문제점이 무엇이며 그 해결책을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어 실용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의 설명. 

이 서비스를 직접 활용해봤다는 김은영(30·여)씨는 “동영상으로 문제점을 보여주니 해결책이 바로 왔다”며 “구구절절 설명을 하지 않아 편했다”고 말했다. 

사용자는 이밖에도 동파 방지 요령이나 자가 서비스 등 보일러 정보도 받아볼 수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카카오와 제휴를 통해 해당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비교적 돈을 적게 들이면서 고객에게는 친절한 기업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24시간 AS직원 상주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야간이나 휴일에 보일러에 문제가 생겨 곤란을 겪는 고객을 지원키 위해 내놓은 서비스다. 1인 가구나 독신 여성들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린나이코리아가 글로벌 진출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이유는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 린나이의 영향이 크다. 일본 린나이는 이미 전 세계에 15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린나이코리아는 이들 지사 중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매출이 그만큼 잘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린나이코리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2015년 기준)은 각각 3134억 원, 129억 원으로 기록됐다. 명실 공히 국내 보일러 업계 빅3다. 전체 매출액만 비교하면 귀뚜라미보일러를 제쳤다. 물론 보일러 판매 매출 비율만 보면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보일러보다 낮다. 그러나 이는 린나이코리아의 강점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가스레인지 등 회사가 주력해온 생활가전분야는 앞선 두 기업보다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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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토끼를 외면하면 안된다"는 말이나 “글로벌보다 거래처에 한 번 더 가라”는 말은 기업이 어설픈 해외 시장 진출보다 내수시장에 힘쓰라는 조언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 픽사베이


  • ▶ “밖에 눈 돌리다 집토끼 잃는다”
      
    불황과 경기하락은 실적 감소로 이어진다. 이럴 때마다 신문지상에 등장하는 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소식은 대개 ‘홍보용’에 가깝다. 해외 진출에 요구되는 것은 ‘뛰어난 제품’만 있는게 아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마케팅과 탄탄히 다져놓은 영업라인, 분쟁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현지 법조팀, 무엇보다 이를 완벽히 기업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제어는 대개 자금력에서 나온다. 

    모 중견기업 대표가 들려준 해외 진출의 실상은 이렇다. 글로벌 판로 개척에 뛰어든 기업들에게 현지 사정에 밝다는 컨설팅 업체들이 따라붙는다. 이들의 정체는 실상 브로커에 가깝다. 기업의 해외 현지 활동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현지 업체와 거래가 잘 진행되다가 막판에 엎어지거나 불평등한 계약을 맺게 되는 것 모두 이들이 중간에서 농간을 부리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내수시장에서 기업의 위치가 점점 줄어든다는데 있다. 기업인들 사이에서 “글로벌보다 거래처에 한 번 더 가라”는 말이 오가는 이유다. 이렇듯 ‘고비용 저효율’을 수년간 감수할 여력이 없다면 결국은 내수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단 얘기다.  

    린나이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고객에게 주력한다는 방침은 확고하다”면서도 “러시아 등으로의 해외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해외 진출을 해도 당장 큰 실적을 낼 수 없는만큼 결국 린나이는 국내 시장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IPO를 대비한 몸집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도 “린나이코리아는 철저하게 내수시장에 집중하면서 상냥하고 친절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일본계 기업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여론을 상쇄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밀한 부분까지 고객서비스를 신경 쓰는 모습에서 치밀함이 엿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