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건설·동부건설·두산건설 '흑자전환' 등 10개사 44배↑"수주잔고 감소·높은 부채비율 해결책 시급"
  • ▲ 최근 성황리에 분양을 마친 '신당 KCC스위첸' 견본주택 내. ⓒKCC건설
    ▲ 최근 성황리에 분양을 마친 '신당 KCC스위첸' 견본주택 내. ⓒKCC건설


    시공능력평가액 1조~2조원대 중견건설사 17개사 가운데 주요 상장사 10곳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 호황으로 실적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줄어든 수주잔고와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이 과제로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16년도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주요 중견 상장건설사 10곳의 영업이익은 모두 5566억원으로 전년(124억원)에 비해 44.86배 뛴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사별로는 KCC건설(351억원)·동부건설(145억원)·두산건설(127억원) 3개사가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한라 2.94배 △계룡건설산업 2.19배 △금호산업 2.05배 △한신공영 1.74배 △태영건설 1.70배 △코오롱글로벌 1.44배 △신세계건설 1.24배 등 순으로 영업이익 개선폭이 컸다.

    영업이익 상승으로 동부건설(510억원)·금호산업(375억원)·KCC건설(166억원)·한라(134억원)·코오롱글로벌(48억원) 등은 순손실에서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또 신세계건설은 전년보다 2.36배, 계룡건설산업은 1.10배 늘어난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두산건설은 적자폭이 1637억원가량 줄어들었다.

    이들은 대체로 지난해 주택시장 호황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주택사업은 원가율이 낮아 수익성이 향상되기 마련"이라며 "한라나 태영건설의 경우 대규모 개발사업을 마진이 높은 자체사업으로 진행하면서 그 효과를 배가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주택공사가 진행되는 1~2년 동안은 안정적인 매출로 반영돼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높아진 브랜드 가치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향후 먹거리 마련이다. 이들 10개사 가운데 신세계건설(-20.44%)·한라(-11.52%)·계룡건설산업(-9.63%)·동부건설(-7.37%)·두산건설(-3.53%)·한신공영(-1.89%) 6개사는 3분기 기준 전년보다 줄어든 수주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전년보다 수주잔고가 늘어난 4개사도 증가폭이 104~134%로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다.

    신용평가사 B사 관계자는 "대표적인 수주산업인 건설업에서 수주잔고 감소는 매출 위축으로 곧바로 이어진다"며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책으로 국내 주택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매출창구 역할을 할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부채비율이 줄어들었지만, 그 수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재무 리스크도 안고 있다.

    2015년 500~600%대 부채비율을 기록했던 신세계건설·한라·한신공영은 각각 155%p·124%p·65%p 줄이는 데 성공했으나 여전히 부채비율이 400%를 상회한다. 코오롱글로벌·계룡건설산업·금호산업 등도 300%를 웃도는 부채비율을 안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높은 부채비율은 유동성에 꾸준히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높은 이자비용에 따른 유동성 축소, 차입금 상승 우려가 더해지는 만큼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