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상금 규모 손보협회와 각 보험사 큰 폭 차이…협회에 떠넘기기 '급급'포상금지급도 짜고치기(?)…내부 고발자 "황당", 손보협회 "규정대로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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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해보험업계에서 여러 보험사와 관련된 보험사기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 제도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묶인 보험사기는 손해보험협회로 넘겨 축소 지급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해 정비업체에서 내부 고발을 통해 보험사기 행각이 드러나 총 10개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말 총 5000만원에 가까운 보험금을 환수 받았다. 

    삼성화재 1319만원, 동부화재 714만원, 현대해상 639만원, 한화손보 610만원, 메리츠화재 499만원 등이다. KB손보, 더케이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는 200만원이 넘고 악사다이렉트는 75만원으로 총 환수금은 4797만원이다. 

    이러한 보험사기는 내부 고발자 A씨의 신고를 통해 수면위로 떠올랐다. 정비업체에서 수년간 렌트카업체의 소유권을 빌려쓰는 불법 '지입'을 통해 허위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수천만원대의 보험사기를 저지른 내용이었다. 

    A씨는 지난 2015년 10월 내부 고발자 신분으로 금융감독원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고 해당 업체는 지난해 8월 경찰조사가 마무리돼 검찰로 송치됐다. 

    검찰에서는 11월30일 기소, 결국 정비업체가 5000만원 규모의 보험사기를 인정해 보험사에 환수했다. 미환수금액을 포함하면 8000만원이 넘는다. 이에 A씨는 지난 17일 10개 보험사에 각각 포상금을 신청했다. 

    하지만 A씨는 보험사로부터 협회를 통해 포상금을 지급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는 공동조사가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협회에서 지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현대해상은 업계와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는 것. 

    A씨처럼 여러 보험사가 얽혀있는 경우 각 보험사에서 개별적으로 지급하는 포상금 금액이 협회에서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금액보다 많다.

    A씨가 각 보험사로부터 포상금을 받을 경우 각 보험사가 받은 환수금 비율대로 계산돼 800만원 가량 받을 수 있지만 손해보험협회가 지급하게 되면 포상금은 300만원대로 줄어든다.

    지난해 손해보험협회의 포상금 규정에 따르면 환수금이 5000만원 이하는 200만원이고 내부 고발자는 1.5배 가산해 350만원이 된다. 지난해 하반기에 포상금 지급이 환수금에서 적발액 기준으로 변경됐지만 이를 적용해도 포상금 규모는 300만원대에 그친다.

    반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에서는 지난해 적발인정액(환수금액+미환수금 20%)의 20%를 적용한 금액을 기준으로 포상금이 지급된다. 두 회사의 환수금액 20%만 적용해도 포상금은 각각 264만원, 128만원에 달한다.  

    A씨는 “사내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고발 했는데 사건이 해결되자 보험사들은 포상금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협회로 떠넘기고 있다”며 “여러개의 보험사기로 밝혀지면 공동조사라는 이유로 포상금을 축소하고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험사들이 보험사기 신고를 활성화한다면서도 포상금 지급 시점에는 신고자에게 불리한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며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애매모호한 규정은 결국 내부 고발을 점점 위축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험업계는 보험사기 신고활성화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추세다. 실제 금융감독원과 보험사들은 지난해 급증하는 조직형‧공모형 보험사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고포상금 최대한도를 상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보험사가 관계된 경우를 보면 포상금 제도가 신고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다.

    2개 이상 보험사가 연루된 경우에는 보험사가 공동조사를 신청해 손보협회 기준으로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협회가 지급한 뒤 각 보험사들이 적발금액에 따라 분담하는 구조다.
  • ▲ 신고포상금제도 운용지침ⓒ손해보험협회
    ▲ 신고포상금제도 운용지침ⓒ손해보험협회

    반면 보험사기가 한개 보험사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회사에서 지급토록 하고 있으며, 지급 기준이 더 높은 곳도 있다. 

    이러한 보험업계의 포상금 제도는 사실상 포상금을 적게 주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사기 신고를 활성화시키려면 그에 맞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보험사기가 하나의 사례인 경우에는 해당 회사에서 지급하고 여러개 보험사가 얽혀있는 경우에는 협회에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동조사인 경우라도 협회에서 지급하는 규모보다 보험사가 지급하는 규모가 더 큰데도 해당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관련 내용을 조사해보고 논의를 통해 신고자에게 유리하게 적용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