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익 제보 외 영업 비밀 유출…기소의견 송치 검토"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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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김모 전 현대차 부장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김 전 부장은 최근 수년에 걸쳐 공익 제보와 관련된 자료 외 현대차 내부 자료를 개인 이메일로 유출해 자택 내 컴퓨터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김 전 부장은 현대차에서 엔진결함 등 32건의 품질문제에 대한 결함을 인지하고도 리콜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국토교통부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에 신고하고 언론에도 제보했다.
이후 현대차는 김 전 부장이 회사의 영업비밀을 유출하는 등 사내 보안규정을 위반했다며 해임 처분한 뒤 검찰에 고소했다.
국토부는 결함 의심 사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제작 결함을 확인했으며 이달 초 현대차는 자진 리콜을 결정했다.
김 전 부장 해임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는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현대차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서울행정법원에 권익위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를 제기한 상태다.
해임처분과 별도로 검찰로부터 고소사건을 이첩받아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2월 김 전 부장 자택을 압수수색, 컴퓨터에서 현대차 내부 자료를 찾아냈다.
경찰은 김 전 부장이 공익 제보와 관련된 자료 외 다른 자료까지 유출한 것은 현행법 위반에 해당하는 거로 보고 있다.
다만, 공익 제보와 관련된 내부 자료를 유출한 것에 대해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익신고에 사용한 데다 공익신고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법성 조각 사유에도 해당한다고 판단, 범죄 혐의에 포함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전 부장은 유출한 자료 중 일부는 공익 제보와 관련 없다는 점을 시인했으며 이에 대해 "참고용이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전 부장의 공익 제보로 국내외 판매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 147만대에 대한 리콜이 실시되는 등 소비자 권익이 보호됐다는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그의 영업비밀 유출을 형사처분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현대차는 고소장에 "김 전 부장이 사적인 이익을 위해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라고 주장했으나 경찰 수사과정에서 김 전 부장이 해당 자료를 빌미로 타 업체에 이직 노력을 하는 등 사적 이익을 취하려 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