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문, 잠재리스크·수주잔액 감소 '전망 불투명'불안한 재무안정성에 만기도래 차입금까지 '잔뜩'
  • ▲ 인천 연수구 소재 코오롱글로벌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인천 연수구 소재 코오롱글로벌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코오롱글로벌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이 낮게 평가됐다. 건설 부문의 수주잔액 감소, 미청구공사 등 여전한 잠재 리스크 때문이다. 여기에 불안한 재무안정성과 연내 도래하는 만기 차입금 부담까지 더해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코오롱글로벌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로 평가했다. 2014년 12월 이후 2년4개월 만의 신규 평가다. 해당 등급은 2018년 상반기까지 유효하다.

    나이스신평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1'·'A2'·'A3'·'B'로 나뉘며 'A1'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구간은 플러스(+), 마이너스(-) 등 3단계로 나뉘어 총 10개 등급이 있다. 나이스신평이 평가한 기업 244곳 가운데 코오롱글로벌이 받은 'A3' 이상인 곳은 218곳(89.3%)에 달한다. 즉, 코오롱글로벌은 하위 10%대에 속한 셈이다. 

    나이스신평 측은 건설부문의 높은 영업변동성이 코오롱글로벌 주요사업 위험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황덕규 나이스신평 기업평가실장은 "가계부채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강화 및 부동산 경기 둔화 전망을 고려할 때 주택·건축 부문의 지속적인 신규 수주 물량 확보와 수익창출에는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해외부문의 공종 확대에 따른 수익성 저하 가능성과 공사미수금·미청구공사 등 대금회수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자산 및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 부담이 높은 수준"이라며 "단기적인 EBITDA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금융비용과 기존 및 신사업 관련 투자 부담을 고려할 때 당분간 현 수준의 부채비율 및 순차입금/EBITDA 지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6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코오롱글로벌 매출은 건설 47.9%·유통(자동차) 29.1%·무역 21.7%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건설부문은 △주택 37.5% △토목 22.7% △건축 15.1% △해외 10.8% △환경 7.2% △플랜트 6.7%  등으로 나뉜다.

    2015년 이후 주택경기가 회복되면서 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은 민간주택사업 신규수주를 바탕으로 평택고덕 지역주택조합사업(2367억원)·울산약수 지역주택조합사업(1179억원) 등 지역주택조합사업 및 재건축·재개발 등 사업을 중심으로 주택부문 수주를 크게 확대했다.

    실제로 전체 신규수주액이 △2014년 1조3000억원 △2015년 2조1000억원 △2016년 2조2000억원 등으로 증가했으며 건설 매출 규모도 △2014년 38.7% △2015년 40.5% △2016년 47.9%로 커졌다.

    다만 중장기적인 영업실적 유지에는 불안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수주잔액은 3조2162억원으로 전년 3조6442억원에 비해 11.7% 줄어들었다. 지난해 건설 부문 매출 1조5144억원을 감안하면 3년 먹거리가 채 안 된다. 또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경쟁사인 태영건설(코오롱글로벌 1조5085억원, 태영건설 1조5357억원)의 82.0%에 불과하다. 태영건설의 수주잔액은 3조9182억원이다.

    신규 분양사업이나 개발사업을 위한 용지 확보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코오롱글로벌의 보유용지 규모는 전년과 동일한 25억원으로, 같은 기간 또 다른 경쟁사인 한라(시평액 1조5034억원)가 6.62배, 태영건설이 1.28배 보유용지를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이밖에 해외 신규수주도 2억1099만달러에서 1억6377만달러로 22.3% 감소했다.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 등 잠재 리스크로 지목되는 미수금도 문제다. 전년대비 1.18배 늘어난 매출채권 규모는 3126억원로, △태영건설(2563억원) △한라(570억원)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25.4% 감소한 미청구공사액도 1872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652억원의 2.87배에 달한다.

    업계 평균에 못 미치는 재무안정성은 물론, 자산 및 현금창출력 대비 높은 수준의 차입 규모도 불안 요인 중 하나다.

    1년새 1752억원 늘어난 유동부채로 유동비율이 86.8%에서 76.7%로 떨어졌다. 떨어진 유동비율은 시평액 1조원 이상의 25개 건설사 가운데 22위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이들 건설사 평균 유동비율은 129.8%이며, 시평액 1조~2조원대 중견건설 15개사 기준으로는 132.3%다.

    부채비율도 2015년 352.5%에서 374.8%로 소폭 증가했다. 부채비율 역시 25개사 평균(158.1%)과 중견 15개사 평균(232.4%)을 웃도는 수치다. 코오롱글로벌보다 부채비율이 높은 곳은 신세계건설(473.9%)과 한신공영(455.5%)이 유이하다.

    여기에 연내 도래하는 차입금 만기도 부담이다. 무역 부문 관련(USANCE, 1359억원) 차입금을 제외하더라도 회사채 1300억원을 비롯해 모두 2733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4.19배 수준이다.

    황덕규 실장은 "순차입금/EBITDA의 경우 2015년 이후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2015년 8.5배로 크게 개선됐으며 2016년에는 6.4배로 보다 높아졌다"면서도 "2017년에도 개선된 EBITDA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지만, 경상 및 지분투자 확대 가능성을 고려할 때 큰 폭의 부채비율 및 순차입금/EBITDA 지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