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출신 정기석 본부장, 소통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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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절반이 모르지만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국가 방역체계 콘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가 셀프디스 형식의 이색 카피로 홍보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본부는 최근 충북 오송 KTX 역사에 '질병관리본부를 아십니까'라는 문장 속 글자를 뒤집거나 순서를 바꿔단 전광판 광고를 시작했다.

    공공기관 스스로가 인지도와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자인을 하고 나서다보니 단박에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발칙한 카피에는 아픈 사연이 있다.

    올초 성인남녀 1070명을 상대로 실시한 기관 인지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29.8%가 질병관리본부를 ‘거의 모르거나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신뢰도를 묻는 문항에서는 55.9%가 ‘못 믿는다’고 답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미흡한 초기대응으로 호된 질타받았던 질병본부는 “국민들 생각에 자리 잡고 있는 인지도와 신뢰도의 현주소를 나타내고자 했다”며 자기고백성 광고임을 설명했다.

    전문기관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은 이는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체계 쇄신 요구가 높아지자 호흡기 감염 분야 전문가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장을 새 본부장에 임명했다.


    그동안 공무원 출신으로 채워졌던 전례에 비춰보면 파격적인 인사였다.

    정 본부장은 2012년부터 한림대성심병원을 이끌면서 남다른 조직관리와 추진력으로 의료계에서 호평을 받던 인물로 늘 소통을 조직의 화두로 삼아왔다.

    위기소통 강화를 주창한 정 본부장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위기소통담당관을 신설하고 풍부한 대내외소통을 가능하도록 했다.


    정책훙보 수혜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감염병 신고·상담을 위한 '1339콜센터'와 카카오톡을 이용한 문자상담 서비스를 추가했다.

    본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공무원 출신 본부장이 기관을 이끌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가 있었지만 정 본부장이 기관의 신뢰를 다지는 것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면서 파격적인 광고를 하게 됐다"며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올랐고, 외부 평가도 좋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 공중보건 위기 대응 역량을 향상시키고, 감염병 유행 시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신속·정확·투명한 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