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도급사업서 벗어나 금융 결합된 사업모델 구축해야개발도상국 자원개발·민자발전 등 플랜트 투자개발 필요
  • ▲ GS건설이 시공한 오만 소하르 아로마틱스 프로젝트 전경.ⓒ뉴데일리경제 DB
    ▲ GS건설이 시공한 오만 소하르 아로마틱스 프로젝트 전경.ⓒ뉴데일리경제 DB



    유가하락과 주택사업 집중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실적이 바닥을 치고 있다. 업계에선 지금까지의 단순 '도급형' 사업 수주에서 벗어나 금융이 결합된 '투자개발형' 사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121억9000만달러다. 지난해 37억7000만달러에 그쳤던 중동지역에서 83억3000만달러를 수주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악의 성적표다.

    또한 유럽에서 2억7000만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49만달러를 크게 앞섰지만 전체 수주액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60억1000만달러를 수주했던 아시아에서 고작 31억9000만달러를 벌어들였으며, 태평양·북미·아프리카·중남미 지역에서도 지난해보다 수주액이 줄었다.

    앞서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4년까지 600억달러 내외로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했지만 2015년 461억4434만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81억9231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사실 지난 1분기만 하더라도 중동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잇달아 성사되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실적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되가는 모양새다.

    업계는 해외수주 부진의 원인으로 유가하락에 따른 발주물량 축소와 지난 몇 년간 주택건설 활황으로 국내사업에 치중한 나머지 해외진출에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우선 유가 하락 등 발주처의 사정으로 해외건설 시장에서 큰 규모의 발주 건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해외 사업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가진 않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외건설 실적 위기 극복을 위해 최근 강조되고 있는 방안으로는 투자개발형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단순시공과 설계 등을 담당하는 도급형 사업과 달리 시공기업이 사업개발·지분투자·설비운영 등 전 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지난달 26일 삼정KPMG가 발간한 '위기의 한국해외건설 투자개발사업에서 기회를 찾아라'는 주제의 산업동향 보고서를 보면, 최근 자본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자원개발·민자발전 등의 플랜트 투자개발사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이 사업 모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투자개발사업은 정부에서도 필요성을 인식하고 앞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과 관련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최근엔 자금이 풍부한 발주처가 적다보니 금융을 이용해 사업을 어떻게든 펼쳐나가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