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20조 넘어 폐지 문제없다?…현금성자산은 1~2조 수준 그쳐"EBITDA 마진, '미국-중국-일본' 등 경쟁국 보다 현저히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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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부들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통신 기본료 폐지'를 강행하려는 근본적인 이유는 뭘까?

    바로 이통사의 사내유보금이 20조원이 넘는 만큼, 기본료를 폐지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사내유보금 개념을 오해한 비현실적 주장으로, 실제 이통사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곳간은 그리 넉넉치 못하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13일 관련 재계에 따르면, 사내유보금은 회사가 설립 이후 벌어들인 누적 이익에서 외부지출(배당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통신 기본료 폐지 여력을 의미하는 현금 보유액과는 무관하다.

    예컨데, 직장인 A씨가 1년간 1억원의 연봉을 모아 1000만원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9000만원은 자동차·주택 구입에 사용할 경우, A씨의 '사내유보금'은 1억원이지만 실제 보유한 현금은 1000만원에 불과하다.

    사내유보금은 일반적으로 서비스 개발, 사업 확장 등을 위해 재투자돼 설비 등의 유무형자산 형태로 존재한다.

    이통사 사내유보금도 이에 대입해 보면, 일각에서 20조원이 넘어 통신 기본료 폐지 여력있다는 주장이 존재하지만, 이통 3사의 현금성자산은 1~2조원 수준에 그친다.

    실제 전자공시사이트 사업자보고서에 따르면, 이통 3사의 현금성자산은 연도별 차이는 있지만, 이익잉여금(이익유보금)을 현금성자산으로 나눴을때 사내유보금의 10% 미만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1~2조원은 운영자금(자재 구매, 직원급여 등),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결제 등에 사용되는 최소 자금으로, 사실상 기본료 폐지시 충당해야 하는 재원으로 활용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유보금을 기준으로 기본료 폐지 여력을 평가하는 것은 기업 영업의 근간인 각종 유무형 자산을 매각해 기본료폐지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라는 것과 같은 이치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내유보금은 글로벌 ICT 기업들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실탄으로 사용되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가 5G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앞서기 위해서는 수익성 확보가 필수인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통 3사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마진은 32.6%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버라이즌 와이얼리스, AT&T, T- 모바일) 평균 50.9%, 중국(차이나 모바일,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 평균 38.6%, 일본(NTT 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평균 51.0% 등 미·중·일보다 훨씬 낮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정부에서 '이통3사의 영업이익과 사내유보금이 수조원에 달하므로 자체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 도래 후 글로벌 ICT 기업들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 속 실탄이 장전되지 않으면 국내 통신사들이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들의 후생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내걸었던 통신 관련 공약들이 결국엔 5G, AI 등 4차 산업 투자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가 그 피해를 떠안게 될 것"이라며 "단편향적 사고에 사로잡혀 관련 정책을 강압적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업계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통신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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