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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년부터 국내 철강사들의 후판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조선사들의 수주 증가가 내년 후판 발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사들이 올 상반기 조선업계 수주회복에 반색하는 이유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1~5월 207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를 수주하며 2년만에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2위인 중국 수주량(184만CGT)과는 약 23만CGT가 차이난다.
한국은 월간 수주량으로도 4월에 이어 2개월째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5월 한국 수주량은 79만CGT로 1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중국(32만CGT), 일본(8만CGT) 순이었다.
업계 대다수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 빅3의 올해 누적 수주액이 93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인 64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형 계약을 따낸 삼성중공업은 올해 5월까지 48억 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치인 65억 달러에 74% 달성률을 나타내고 있다.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워낙 시황이 안좋아 수주가 바닥 수준이었다"며 "시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어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은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국내 조선사들 수주 회복에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수주절벽에 따른 영향으로 현재 후판 판매에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후판은 선박 건조에 주로 쓰이는 철강재로, 조선산업 시황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제품이다.
실제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의 5월 후판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12% 감소한 74만4000톤을 기록했다. 올 들어 후판 3사 월간 판매량 합계가 단 한번도 80만톤을 넘지 못하는 등 극심한 수요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것.
하지만 국내 철강사들이 겪고 있는 후판 판매 감소는 올 연말쯤 끝날 가능성이 크다. 연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조선 수주가 이르면 내년 초부터 후판 발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덕분이다.
조선사들은 통상적으로 수주 후 1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 건조에 돌입한다. 건조 첫 단계에 후판이 가장 많이 쓰이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후판 판매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절벽 여파로 올해 후판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행히 올해 선박 수주가 증가하고 있어 내년에는 후판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