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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과 코넥스시장 상장 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방안으로 벤처금융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벤처금융과 모험자본의 활성화’ 정책세미나에서는 벤처기업의 투자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대책이 논의됐다.
이날 송치승 원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중심의 벤처캐피탈을 활성화하기 위해 코스닥시장의 상장 요건을 완화하고 코넥스시장의 지정자문사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방안을 밝혔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의 질적 기준으로 기업의 계속성을 심사하는데 이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와 거의 동일한 수준인데다 기술력 심사까지 추가돼 신생 벤처기업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코스닥시장과 비슷한 성격의 미국 나스닥시장은 우리와 달리 기업의 계속성, 경영안정성 등을 심사하지 않으며 기술력 평가도 없다.
송 교수는 “거래소가 기술력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코스닥시장은 고성장 기업이 들어오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업력이 오래된, 거의 성숙기에 가까운 기업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송 교수는 필요할 경우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을 독립시켜 서로 경쟁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5년쯤에는 코스닥시장이 나스닥 다음으로 큰 시장이었으나 거래소 통합 이후부터 밀리기 시작했다”며 “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독립된 시장으로 나가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코넥스 시장의 경우 상장 기업수는 많으나 지난해 기준 일평균 거래량이 24억7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코넥스 역시 코스닥과 마찬가지로 상장요건을 완화하고 정보의 원활화를 위해 지정자문사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회수시장의 다양화에 부분적으로 기여하고 코스닥시장 전 단계 시장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연기금의 대형주 위주 투자방식이 코스닥 시장을 위축시켰다고도 언급했다.
송 교수는 2012년부터 벤처 펀드의 출자자 비중에서 연기금 비중이 2012년부터 10% 이하로 줄었다며 국민연금의 운용기금 규모에 비해 출자기금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국민연금이 대형주 중심의 지수를 추종하기 시작하며 코스닥시장이 급격히 위축, 중소형 벤처기업의 주가가 침체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연기금이 감내 가능한 위험 하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장기적 전략을 취하고 코스닥시장의 활력 회복을 통한 벤처금융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산업 정책적인 측면에서 벤처를 육성해 4차산업에 대비하기 위해 이러한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