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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업체들이 속속 ‘유언대용 신탁’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고령화로 평균수명이 늘어난 데다 비혼‧재혼이 늘어나며 사망 후 유산을 상속하는 문제가 복잡해지며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17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 들어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가 ‘유언서 보관 및 유언 집행 업무’를 부수 업무로 신청하고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신탁 관련 부서에서 업무 유언대용신탁 업무 신청을 내고 현재 상품 출시에 최근 돌입했다.
유언서 보관 및 유언집행 업무는 위임인과의 계약에 따라 유언서를 별도 보관한 후 사망 통지인과 유언서를 수령할 사람을 정한 뒤 위임인이 사망 시 수령자에게 유언서 및 사망자가 맡겨 둔 재산을 전달하는 일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가족형태가 다양화되면서 관련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2020년께 유언대용신탁 시장 규모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을 이용할 경우 ‘혈육’이 없는 비혼 가정 등의 경우에도 남겨진 유산을 친인척이나 특정인을 지정해 상속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28만여건으로 1974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최저치를 찍었다.
자녀 없이 부부로만 이뤄진 가구도 꾸준히 증가해 2015년 기준 전체 가구 중 15.5%나 됐다.
이런 상황 속에 이미 유언대용신탁 관련 상품을 출시한 증권사들도 관심을 갖고 확대를 추진 중이다.
신영증권은 올초 ‘신영 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를 출시하고 유언대용신탁 등을 포함한 자산관리 통합 서비스를 내놓았다.
고객의 생전에는 종합자산관리를 받은 뒤 사후에는 고객의 뜻에 따라 유산배분 설계를 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밖에 몸이 불편한 자녀를 위한 신탁 서비스 및 유산을 사회에 기부할 수 있는 공익신탁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도 판매 중인 '100세시대 대대손손신탁'이라는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판매해 왔다. 사망시 신탁 재산을 귀속한 권리자에게 지급하는 상품이다. 현금자산뿐 아니라 부동산 자산까지 수탁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밖에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도 관련 상품을 판매 중이다.
과거 증권사들이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출시했다가 수요 부족으로 철수한 것과는 상반되는 양상이다. 삼성증권은 2010년 업계 최초로 관련 상품을 출시했으나 현재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유언대용신탁은 수요가 많지 않아 별도의 상품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패밀리 오피스 차원에서 세무, 부동산, 법률 전문가들의 상속 관련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