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자 발표·청약금 환불 지연 '물의'지자체 권고 등 통해 인터넷 청약 유도할 듯
  • ▲ 수도권 한 오피스텔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몰린 모습. ⓒ연합뉴스
    ▲ 수도권 한 오피스텔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몰린 모습. ⓒ연합뉴스


    현재 견본주택에서 진행 중인 오피스텔의 청약을 인터넷 접수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최근 하남 미사에서 분양한 한 오피스텔이 당첨자 발표 연기, 청약금 환불 지연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따른 조치다.

    국토교통부는 24일 현재 견본주택에서 업체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오피스텔의 청약을 금융결제원을 통한 인터넷 청약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건축물분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오피스텔은 별도의 제약 없이 공개모집 규정만 따르면 건설사 등 사업주체가 청약방식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이 조항에 따라 일부 오피스텔은 금융결제원 사이트를 통한 인터넷 청약을 하고 있지만, 다수의 오피스텔은 견본주택을 통해 업체가 직접 현장에서 청약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견본주택 청약은 청약자 입장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하고, 청약신청금을 현금으로 준비해가야 하는 등 불편함이 컸다.

    최근 하남 미사에서 분양된 한 오피스텔은 2000실이 넘는 대단지 청약을 견본주택에서 진행하면서 9만1000여건의 신청이 한꺼번에 몰리자 청약자와 입금액 대조 작업 등이 지연돼 당첨자 발표가 사흘이나 연기됐고, 청약자 누락 등의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게다가 청약이 끝난지 한달이 넘도록 청약금(건당 100만원) 환불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청약자들의 항의 민원이 쇄도했다.

    국토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현재 오피스텔 청약을 인터넷으로 유도하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

    현행 주택법상 아파트도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돼 있진 않다. 다만 청약통장을 써야 하는 아파트는 1순위 자격 여부와 청약가점제 순위 산정 등을 위해 현실적으로 금융결제원을 통한 인터넷 청약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오피스텔만 인터넷 청약을 법으로 의무화하긴 어렵다고 보고, 지방자치단체 권고 등의 방식으로 인터넷 청약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30실 이상의 오피스텔은 지자체에 분양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터넷 청약을 권고하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소규모 오피스텔은 청약자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해 500∼1000실 등 중대형 규모의 오피스텔로 한정해 인터넷 청약을 유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인터넷 청약이 확대되면 업체들의 의도적인 견본주택 '줄 세우기'로 과도한 경쟁심리를 유발하고, 청약 열기를 과대 포장해 홍보 수단으로 삼는 문제점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