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중 유일한 증권사, LIG證 인수 등 다수의 증권사 M&A 추진' 경험큐캐피탈, 대주주 적격성 심사 우려·노조반대 문턱 끝내 못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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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프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이 SK증권을 품에 안게 됐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예상을 깬 결과로 M&A의 경험과 함께 급변한 시장 분위기가 유리하게 작용한 행운이 뒷받침된 결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SK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케이프투자증권은 당초 인수전에서 후순위로 평가된 곳이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미 지난해 LIG투자증권을 인수해 자금력에서 의문을 샀고, 자신보다 몸집이 큰 SK증권을 또 다시 인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업계는 SK증권 매각이 본격 진행될 당시부터 유력 후보로 큐캐피탈파트너스를 거론해 왔다.


    특히 예비입찰에서도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을 제시해 본입찰 마감 이후에도 유리한 위치를 점해왔고, 매각 이후 SK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 역시 큐캐피탈을 일찌감치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케이프투자증권은 '증권사', 'M&A 경험자'라는 키워드를 보유하며 비가격적 요인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우선협에 선정됐다.


    경쟁자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라는 점은 증권업종에 대한 경험과 이해 측면에서 매각 이후에도 SK증권의 미래를 고려하고 있는 SK(주)로부터 압도적인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LIG투자증권 인수 이후에도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증권사 인수에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며 분석해온 점이 좋은 점수를 얻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M&A 시장의 '단골손님'으로서 모회사인 케이프가 증권업을 키우며 그룹사간 시너지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번 인수전에서 강조했다.


    또 SK그룹이 SK증권 지분을 경영자 인수(MBO)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당시에도 재무적 투자자(FI) 참여를 타진하기도 했다는 전례도 플러스 요인으로 평가된다.


    경험 못지않게 운도 강하게 작용했다.


    우선 본입찰 이전까지 막강한 자금력을 과시하며 SK증권 인수를 타진하던 호반건설의 중도 포기는 케이프투자증권에 호재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호반건설이 인수전을 완주할 경우 SK증권의 몸값이 뛰며 후보군들 간의 가격 경쟁이 치열했을 것"이라며 "이 경우 실익을 중시하는 케이프투자증권이 경쟁자 대비 높은 가격을 썼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우선협 1순위 큐캐피탈에 대한 업계 안팎의 지속적인 견제와 우려도 SK(주)의 최종결정이 케이프투자증권으로 향한 환경적 요인도 조성됐다.


    큐캐피탈은 레이스 내내 1순위 인수 후보군으로 꼽혀왔지만 사모펀드(PEF) 인수에 따른 바이아웃 또는 파킹딜 우려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가 인수전 내내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큐캐피탈이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제기돼 왔다.


    다음주까지 매각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야하는 SK(주) 입장에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 불투명한 큐캐피탈을 우선협으로 선정하기에는 리스크가 컸다.


    SK증권 노조가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점에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한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프투자증권 역시 노조측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사모펀드의 인수는 회사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끊임없이 우려와 경계의 시선을 유지한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케이프투자증권은 증권업과 증권사 M&A에 대한 경험에 강력한 우선협 후보의 결함이 유리하게 작용하며 SK증권을 품에 안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케이프투자증권 입장에서는 SK증권 인수가 큰 기회다.


    SK증권 인수를 통해 자기자본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고, 우회상장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다만 케이프투자증권은 인수 직후 SK증권 합병을 진행하기보다 순차적으로 시간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SK증권 노조의 반발도 해결과제다.


    이미 노조측은 케이프투자증권에 대해 '직원들의 임금을 최저임금까지 낮춰가며 쥐어짜듯 이익을 뽑고 있는 증권사'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케이프 측은 인수전 참여부터 5년간의 고용보장과 함께 SK브랜드를 일정 기간 유지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인수와 향후 유상증자 자금에 대해서는 LIG투자증권 인수를 위해 자금 절반가량을 출자한 LP(유한책임사원)들이 SK증권 인수시 재출자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고 놓고 있는 만큼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케이프투자증권 측은 보고 있다.


    한편 SK㈜는 앞으로 이사회 승인을 거쳐 8월 중 케이프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계약체결 후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승인이 완료되면 이번 지분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