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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투자자들의 진입은 도리어 줄어들고 있어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1년여간 일 평균 거래량은 3억5986만주에 불과해 전년도(2015년 8월~2016년 7월) 4억3616만주보다 17.5%나 줄었다.
거래대금도 4조7489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도 4조8044억원보다 1.2% 줄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박스피를 벗어나 2400대를 넘어서며 연일 신기록을 세운 데다 거래소가 지난해 8월 주식거래 마감 시간을 30분 연장하는 등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여러 요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이는 개인투자자가 많은 코스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의 최근 1년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937억원으로 전년도 3조4352억원에서 9.9% 감소했으며 거래량도 6억9931만주로 전년도 7억403만주보다 0.7% 줄었다.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는 호황을 띄고 있어도 상승 종목은 삼성전자 등 일부 ‘대장주’에 집중돼 있어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상승 체감도’는 높지 않다는 게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달 열린 간담회에서 최근의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삼성전자를 뺀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은 19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원밖에 늘지 않았으며 코스닥도 실적 개선 체감도가 높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한 증권사들은 주가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보 접근성이 높은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에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사례도 주식 투자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 올해 엔씨소프트 주식 폭락 사태로 ‘개미는 주식으로 돈을 벌기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이다.
현행 제도상 원칙적으로 개인 투자자도 공매도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가진 투자자에게 빌리거나 기업의 중요 정보를 사전에 획득하는 게 일반 투자자로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증권업계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보다 기존 투자자를 자사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사례가 타사 대체입고 이벤트 마케팅이다. 최근 다수의 증권사들은 타사 계좌 보유 고객이 자사 영업점 계좌로 입고 시 금액에 따라 수십만원~수백만원대의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전개하며 ‘뺏고 뺏기는’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수 호황이 증권업계의 업황 개선으로 이어질 것 같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라며 “지수 상승도 개인투자자가 몰려 있는 코스닥보다 코스피에 집중돼 있고 그 중에서도 일부 상위 종목의 실적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실제 투자자들이 새로 관심을 갖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