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호조에 중견건설사, 영업성적·재무성과 동반 개선건설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긴 역부족… 국내외 업황 추가 개선돼야
  • ▲ 반도건설이 최근 공급한 '지축역 반도유보라' 견본주택 내 상담석. 반도건설은 2017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시평액 1조원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순위 상승폭(+17위)을 기록했다. ⓒ반도건설
    ▲ 반도건설이 최근 공급한 '지축역 반도유보라' 견본주택 내 상담석. 반도건설은 2017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시평액 1조원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순위 상승폭(+17위)을 기록했다. ⓒ반도건설


    국내 주택경기 호황이 국내 건설기업들 시공능력평가액을 개선시켰다. 하락세였던 시평액 1조원대 건설사 수가 상승 전환했으며, 시공능력평가 상위 50개 건설기업 시평액이 절반 이상 증가했다. 다만 주택시장 호황에 따른 일시적 반등으로 건설경기 전반이 되살아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28일 발표된 2017년도 시공능력평가 분석 결과 시평액 1조원 이상 건설기업 수는 모두 34곳으로, 지난해 27곳보다 7곳 늘어났다.

    최근 10년 사이 시평액 1조원대 건설기업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1년으로, 총 36개사에 달했다. 이후 1조원대 건설사 수는 △2012년 32곳 △2013년 31곳 △2014년·2015년 29곳 순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27개사에 불과하면서 2007년 25개사 이후 가장 적은 수를 기록했다.

    시평액 1조원대 건설기업으로 새로 이름을 올린 곳은 △반도건설 27위 △아이에스동서 28위 △삼호 29위 △효성 30위 △대방건설 31위 △서희건설 32위 △화성산업 34위 등 7개사다.

    이들 7개사의 공통점은 국내 주택 부문에 사업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자체 브랜드는 기업 이름보다 더 잘 알려져 있다.

    반도건설·아이에스동서·효성·대방건설 등은 '반도유보라', '에일린의뜰',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대방노블랜드'라는 아파트브랜드로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신규주택 공급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전국구 건설사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지역주택조합 강자인 서희건설(서희스타힐스)도 주택부문 중심의 건설사이며, 대구지역 건설사인 화성산업 역시 '화성드림파크'라는 브랜드로 주택시장 수요자들에게 어필했다. 이밖에 삼호의 경우 대림 계열사로, 아파트브랜드 'e편한세상'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한 관계자는 "2014년 하반기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신규주택 분양시장 분위기에 대형건설사는 물론, 중견사들도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며 "그 물량들의 기성이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이익이 증가했고, 증가한 이익으로 재무구조 개선 성과까지 이어지면서 시평액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범위를 시평 순위 50위권으로 확대해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시평 상위 50개 건설기업 중 시평액이 증가한 곳은 모두 35곳으로, 1조원대 이하 건설사 16개사 중 14곳(87%)의 시평액이 올랐다. 이들 50개사의 시평액은 총 135조7055억원으로, 지난해(134조267억원)에 비해 1.25% 증가했다.

    시평액 1조원 신규 진입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주택 부문에 장점을 지닌 건설사들이 대부분이다. △중흥토건·건설 중흥S-클래스 △제일건설 제일풍경채 △우미건설 우미린 △라인건설 EG the 1 △협성건설 협성휴포레 △서한 서한이다음 △양우건설 양우내안애 △금강주택 금강펜테리움 등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해외 부진과 공공물량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건설업황이 개선된 것이 아니냐는 희망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은 주택경기 호황에 따른 일시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주택경기 호조로 건설경기가 반등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주택 부문은 건설업의 여러 사업부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며 "대형사의 경우 다른 사업부의 부진·부실을 메우는데 급급한 상황이다. 주택사업 중심 기업들의 약진이 돋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새 정부에서의 SOC사업 확대 등 건설경기 회복 지원책과 해외 발주여건 개선 등이 더해져야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