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제재 나설까 반대 의견 개진 '쉬쉬'… "쌍방향 소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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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둘러싼 이통사 전방위 압박 수위를 날로 높이며, 결국 이통업계의 입을 틀어막는데 성공했다.

    사실상 정부의 갑질 행태가 지속되는 상황 속 이통사들이 정부에 반대 의사개진시 추가 제재로 이어질까 두려워 행정소송을 포기한 것.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예전 독재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산하 기관들을 시켜 제재 명목의 겁박을 지속했다며, 앞으론 이통사들과 절충안을 찾는 쌍방향 소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는 내달 25% 선택약정할인율 시행을 앞두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 소송을 하지 않기로 최종 방침을 정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통사들이 법리로만 보면 충분히 다퉈볼 만 싸움이지만, 정부 산하 기관들의 조사 등에 상당한 압박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정부는 최근 이통사를 규제할 수 있는 산하기관들을 통해 통신비 인하 공세 수위를 높였다.

    과기부를 통해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5%), 보편요금제 도입 착수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기 분리공시제 도입을 추진했다.

    앞서 방통위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통사들이 통신비인하 의견서를 제출하는 날 각각 이통3사의 '약정할인제 고지 실태 점검', '요금제 담합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동통신사업자가 스마트폰 불법 보조금 문제에 관한 당국 조사를 거부·방해할 때 부과되는 과태료를 횟수에 상관없이 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는 최초 조사에 불응할 때 과태료를 종전 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10배 늘린 셈이다.

    정부는 정당한 공무수행이란 입장이지만, 이 같은 '이통사 옥죄기'가 지속되자 관련 사업자들은 내부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대 의견개진을 쉬쉬하는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통신산업 자체가 정부의 규제산업인 만큼 추가적인 제재가 일까 공식적인 반대 움직임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정부의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을 놓고 이통사들이 행정소송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통신사들이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존재해왔다.

    이통사는 내달 15일부터 적용되는 선택약정할인율 25%를 막으려면 법원에 행정처분 취소소송 및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야 하는데,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이 나오는 기간이 통상 2주인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소장을 접수해야 한다. 사실상 행정소송의 데드라인이 8월말인 상황 속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같아선 정부에 반기를 드는 말을 했다간 어떤 추가 제재들이 나올지 모른다"며 "이미 행정소송 언급 관련돼 정부의 심기를 건드려 통신비인하에 대한 어떤 반대 코멘트도 자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일부 업계에선 정부의 통신 시장 개입에 따른 '이통사 옥죄기'는 독재정권에서나 나올법한 민간기업 탄압이라며,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앞으로 통신사들과의 쌍방향 소통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에 대한 통신사들의 반대의견들이 쏟아내자 다양한 압박 루트을 통해 정부가 사업자들을 겁박했다"며 "이러한 '이통사 옥죄기'는 독재정권에서나 나올법한 민간기업 탄압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통신산업 자체가 정부 규제산업인 만큼 이통사들이 몸사리에 들어간 모습"이라며 "시장 경제가 바로서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간 절충안을 찾는 소통이 필수다. 앞으론 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정부의 지혜로운 정책 기조가 도출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