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NH·신한금융투자 나란히 이자율 인하투자자 원성에 국감 앞둔 당국發 감시 '항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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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인하 러시가 진행 중이다.

    시중금리 인하 추세속 고객 유치경쟁에 더해 금융당국의 경고까지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기존 5.9%에서(1~7일 4.5%/ 영업점 8월 28일 기준) 4.5%로 1.4%p 인하했다.

    4.5%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보유기간 8~15일, 16~30일, 31~60일에 대한 이자율은 각각 5.90%, 7.20%, 8.20%로 기존대로 유지한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달부터 신용융자이자율을 내렸다.


    30일 이하 이자율은 7.5%에서 6.5%로, 60일 이하 이자율은 8.5%에서 7.5%로 1%p씩 내렸다.


    지난달에는 KTB투자증권도 수수료를 내리며 업계 신용융자 금리인하의 포문을 열었다.


    기존 1~15일 9%, 16~30일에는 10%, 31일 이상에는 12%의 신용융자 이자율을 적용했던 KTB투자증권은 현재 기본등급에는 이자율 9%를, 실버등급은 7%, 골드등급은 5%를 적용한다.


    기간에 따른 이자율 적용이 아닌 고객 등급에 따라 단일이자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이자율도 기존에 비해 낮춘 것이다.


    타 증권사들도 금리인하 추이를 지켜보면서 이자율 인하를 신중히 검토 중이다.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춘 증권사들은 그동안 고금리 신용융자를 사용했던 단기 거래 투자자들이 이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테일 부문 고객 유치를 위해 대다수 증권사들이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데 이어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금융당국의 집중 견제도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의 계기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시중금리가 내려가도 증권사들이 '고금리 배짱 영업'을 한다며 실태점검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부터 신용융자 금리에 대한 실태점검에 착수해 이달 초 점검을 마쳤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초 증권사 사장단 회의에서 여론과 국회를 의식해 신용융자금리 인하 검토를 당부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도 부담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년 국감에서는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가 높고, 부과방식과 이자율 역시 각사별로 천차만별이라는 지적과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국감의 경우 증권사들은 고객들이 이자율에 둔감하다는 점을 악용해 보이지 않는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으며 증권사 간 암묵적 담합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결국 고객들의 지속적인 불만에 당국의 전방위적인 신용융자 금리인하 압박이 시작되자 대다수 증권사들이 백기를 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브로커리지 비중이 큰 증권사의 경우 신용융자금리를 내릴 경우 1년에 수백억원 이상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신용융자 이자율이 시중금리보다 높은 것은 제때 갚지 못하는 고객들이 많아 이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한 것"이라며 "신용융자 금리만큼은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