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장바뀐 산업·수출입·국민銀, 전부 서울대 출신 은행장청와대 주요보직 서울대 출신 장악, 금융권 인사 지형도 변화
  •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부터),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각 사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부터),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각 사

    최근 금융권에서 서울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장하성이나 조국 등 서울대 인사들이 청와대 핵심 보직을 꿰찬 가운데 금융권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새 은행장을 맞이한 은행 7곳(기업·국민·산업·수출입·신한·부산·광주은행) 중 3명의 은행장이 서울대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이동걸, 은성수 은행장이 채웠고, 최근 새로 이름을 올린 허인 국민은행장 역시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꼽힌다.

한동안 금융권에 뜸했던 서울대 출신 인사들이 정권 교체와 맞물려 부활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우리은행이나 국민은행, 기업은행에서 서울대 출신 은행장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과거 서울대 출신 은행장이 가장 많았던 곳은 기업은행이었다. 1981년부터 2004년까지 두 명의 은행장을 제외하고 모두 서울대 인사들이 기업은행장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재무부와 금융위, 금감원 등 정부기관 출신 인사들이 기업은행장 자리로 이동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처럼 반복됐기 때문이다.

기간으로 보면 기업은행장 자리는 약 20년 동안 서울대 출신들이 꿰찼던 셈이다.

우리은행에서도 황영기 전 행장이 서울대 무역학과, 이종휘 전 행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었다. 우리금융지주를 이끌었던 박병원 전 회장 역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대 초반 국민은행에서도 서울대 출신 행장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김상훈 전 행장이 서울대 법대, 고(故) 김정태 행장이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이건호 전 행장도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었다.

다만,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고대와 서강대 출신 인사들이 대거 등장하며 금융권 학맥지도가 크게 달라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학교 출신이었던 금융인들이 파워 인맥으로 부상하며 금융권 주요 보직을 채웠고, 서울대 출신 인사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4대 금융지주 가운데 3곳을 고대 출신 인사들이 차지한 탓에 '고대천하'라는 말이 나왔고, 박근혜 정권에서는 서강대 출신 금융인이 모임이었던 '서금회'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권 인사도 변화의 바람이 소폭 불고 있다.

장하성 정책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핵심 보직에 서울대 출신 인사들이 배치된 뒤 금융권 CEO 인사도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한동안 금융권 내 찾아보기 힘들었던 서울대 출신 인사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그동안 고려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출신 인사들이 주를 이뤘던 금융권에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