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일주일 넘게 진행 중…피해는 환자 몫, 병상가동률 30%으로 급감·병원 이용 불편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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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의료노조


    일주일 넘게 총파업 중인 을지의료원의 노사 간 갈등이 연일 악화일로다.


    병원 측은 의료원 임금체계와 관련 노조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있고, 노조도 반박 기자회견을 열며 강(强)대 강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17일 을지의료원에 따르면 대전을지대병원과 서울 을지병원 등 노조는 지난 7월부터 의료원 측과 10차례 임금협상을 진행했지만 임금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 10일부터 전면파업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임금협상 결렬로 인한 총파업에 돌입한 것.


    을지의료원 노조는 "병원의 임금 수준을 타 사립대병원의 60% 수준에 불과한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9일 최종교섭에서 사측이 타 사립대병원과의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진전된 안을 내지 않음에 따라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국 35개 사립대병원 의료수익 대비 평균 인건비 비중이 41.7%인데 반해 을지대병원은 26.18%, 을지병원은 34.55%에 불과하다. 지난해 임금인상률은 3.8%에 그쳤다고도 했다.


    병원 측은 즉각 반박했다. 전문의 급여를 제외한 을지병원의 1인 평균 임금은 전국 31개 종합병원 평균 대비 77.28%, 대전 을지대병원은 80.03%이라고 병원은 밝혔다. 반면 의료수익의 경우 대전 을지대병원은 1973억원, 노원 을지병원은 1255억원으로 전국 31개 병원 평균 대비 각각 71.65%, 45.61%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총액 임금대비 임금상승률도 8.37%였다고 반박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을지병원의 급여가 타 지역 병원보다 다소 낮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병원 경영 사정에 맞게 임금수준을 맞출 수밖에 없다"면서 "노조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악의적으로 병원의 명예를 훼손한다면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까지 예고했다.


    노사 간 진실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 측이 노조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공개 사과까지 요구했다. 오히려 사측이 근거가 불확실한 기준이 다른 자료를 제시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사 간 갈등은 쉽사리 봉합되긴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 을지의료원 노조는 16일간 파업을 벌였던 바 있지만 올해처럼 노사가 강(强)대 강으로 응수하진 않았다.


    오히려 의료원 측은 "사측은 10차례 노사 협상에 충실히 임했고 지방노동위원회 권고안을 받아들였다"면서 "노조는 갑자기 입장을 바꿔 돌아섰다. 그동안 의료원은 용역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여러모로 성의를 보여왔는데 노조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주일 넘게 진행되는 의료기관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이 되고 있다. 파업 이후 서울시 노원구 을지병원의 지난 16일 기준 병상가동률은 평상시 80%의 훨씬 밑도는 30%(184병상)에 불과하다.


    의료원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한 인력 대부분이 간호사, 그중에서도 병동 간호사가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평년 수준으로 입원환자를 케어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로비를 점거하면서 환자들이 겪는 불편함과 우려감도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의료원 관계자는 "로비 점거로 인해 환자들이 좁은 통로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에 환자들로부터 제대로 진료를 하는 것이냐는 우려섞인 민원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