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4일 신고리 5·6호기 공사의 일시중단으로 발생한 비용에 대해 "한수원이 정부에 손실 보상 소송을 내는 게 (한수원 이사회의) 배임과 관련해서 꼭 필요한 조치인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수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한수원은 석달 간 공론화 기간 중 약 1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이를 신고리 5·6호기 건설비 예비비로 충당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수원의 의지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공사 중단이 이뤄진 만큼 정부에 관련 비용을 청구해야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더 큰 문제는 사실상 건설절차에 들어간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라면서 "이들 원전까지 건설하지 않으면 1조원에 가까운 매몰비용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도 "신한울, 천지 원전 건설을 중단할 경우, 매몰비용 8930억원이 들어간다"면서 "탈원전에 대한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방적 결정은 안되고 국민 동의와 국회 논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수원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 5월 신한울 원전 3,4호기의 설계용역을 중단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관섭 사장은 "중단 지시를 받은 게 아니라 합리적으로 생각할 때 중단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공사를 계속할 경우 나중에 공사를 못하게 될 우려도 있어서 공사를 계속하는 것은 회사에 손해가 더 늘어날 수 있어 일단 중지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원전수출에도 소극적인 점을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탈원전 정책과 별개로 원전수출산업 육성을 약속했지만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서 "우리 원전을 건설하는 해외 현장이자 장관회의에 1급 인사를 보내는 것은 원전수출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달 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IAEA원자력장관회의에 정부는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실장을 파견하기로 했다.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도 "독일과 스위스, 벨기에, 대만 정도만 탈원전 정책을 펼 뿐 세계적 추세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탈원전과 공론위와 선긋기를 시도하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적극 지지했다.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과정에서 한수원이 1천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지적했는데 지난 5년 간 원전 고장으로 입은 손해액은 7543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