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과 체험 강조한 점포 연이어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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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와 스마트폰 보급으로 유통생태계가 온라인과 편의점 위주로 재편되면서 대형마트가 좀처럼 실적 개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에서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전문성과 체험형 매장으로 점포를 변화시키는 모습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부문(2.6%)과 온라인 부문(22.8%)이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이 8.4% 증가했다. 오프라인 부문만 별도로 보면 편의점 12.1%, 백화점 4.9%, SSM 2.1% 등 매출이 신장했다. 다만 대형마트는 나 홀로 4.9% 감소했다.
대형마트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전년대비 늦은 명절로 인해 선물세트 수요가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잡화 16.1%, 가정 생활부문 11.7%가 급감하는 등 모든 부문의 매출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대형마트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대형마트 1인당 구매단가는 9월 기준 전년동월 4만7845원에서 올해 4만2627원으로 10.9% 감소했다. 점포당 매출액도 전년동월 66.9억원에서 63.0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
이에 대형마트는 전문성과 체험을 강조한 '몰링'(malling) 매장으로 점포를 리뉴얼하면서 편의점과 온라인에서 느낄 수 없는 경험을 차별화 전략으로 들고 나왔다.
이마트의 경우 '남성들의 놀이터'라는 주제로 남성 고객을 겨냥한 가전·키덜트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5년 일산 킨텍스점에 1호점을 오픈한 일렉트로마트는 현재 전국 14개 매장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8곳은 이마트 내에 입점해 있다.
일렉트로마트의 가장 큰 특징은 매장 내 커피 등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일렉트로바', 남성 미용실 '바버샵', 드론 및 RC카 체험장 등 남성들이 열광할만한 다양한 체험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여성 고객들이 주류였던 대형마트에 남성 고객을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고객 다양화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일렉트로마트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32.7%로 기존 이마트 27.8%보다 5% 높았다. 연령대별 비중도 20~30대가 전체 48%로 이마트 평균인 35%를 크게 상회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역 상권 맞춤형 전략으로 신규 점포 및 기존 점포 리뉴얼을 진행해 고객 끌오모으기에 나섰다.
지난 4월 문을 연 서울 양평점의 경우 1층을 '어반 포레스트'라는 휴식 공간으로 꾸리면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일반 대형마트에서 1층이 단순 판매 중심의 쇼핑 공간으로 운영되는 것과 비교하면, 1층 전체를 고객의 힐링을 위해 양보한 셈으로 차별점을 둔 것이다.
지난 7월 오픈한 서초점 역시 지하 2층을 국내 대형마트 최초의 '그로서란트' 마켓으로 구성했다. 그로서란트(grocerant)란, 그로서리(grocery, 식재료)와 레스토랑(restaurant, 음식점)이 합쳐진 신조어다. 일반적으로 식재료 구입과 요리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을 의미하며, 장보기와 식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고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26일까지 한 달 동안 25만여 명의 고객이 서초점을 다녀갔다. 일 평균 8300여명의 고객이 찾은 것으로, 이는 해당 기간 롯데마트 전점(120개 점포)의 일 평균 고객 수와 비교해 두 배(84.3%) 가까이 많은 수치다. -
홈플러스도 매장 옥상을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오픈하는 등 체험형 매장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풋살경기장 '풋살파크'를 전국 8개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다.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단순 쇼핑뿐만 아니라 여가 생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취지다. 서수원점 풋살파크의 경우 1년 동안 1500여회 이상의 대관이 진행돼 4만여명의 시민들이 찾아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큰 용량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대형마트의 경쟁력이 다소 사라진 것은 사실"이라며 "가격 보다 편의성을 더 중시하는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편의점과 온라인을 상대로 대형마트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매장을 찾았을 때 고객이 얻는 경험을 강조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과 체험 매장을 강조한 점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