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5만원 이하 선물 비중 최대 90% 넘어… 백화점도 매출 비중 지속 증가
  • ▲ 고객 2명이 백화점 식품관에서 추석 선물세트 상품을 보고 있는 모습. ⓒ롯데백화점
    ▲ 고객 2명이 백화점 식품관에서 추석 선물세트 상품을 보고 있는 모습. ⓒ롯데백화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이 오늘로 시행 1년을 맞았다. 김영란법 시행 후 첫 추석인 올해 유통업계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다르다. 대형마트는 물론 고가 위주의 상품을 판매하던 백화점에서도 5만원 이하 선물세트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가성비'와 '실속형' 선물세트가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농·수·축산업계는 직격탄을 맞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 후 달라진 추석 新 풍속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28일로 시행된 지 딱 1년,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추석 선물세트 중 5만원 이하의 제품들이 인기다.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도에서 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사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 비중이 김영란법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올해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선물세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형마트의 경우 5만원 이하 상품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설은 5만원이하 선물세트 매출 비중이 67.1%, 같은해 추석도 69.9%에 그쳤다. 그러나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올해 설은 72.6%, 추석은 72.9%까지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매출 기준 70%였던 5만원 이하 상품이 올해는 80% 수준까지 증가했다. 

    5만원이하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면서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추석 홈플러스에서 판매한 추석선물세트는 1500여종으로, 이중 약 70%가 5만원 이하였다. 그러나 올해는 전체 1600여종 중 91.3%가 5만원이하 선물세트로 구성됐다.

    공무원을 비롯해 공직 유관단체 임직원, 교직원, 언론사 임직원 등에게 5만원 이상의 선물이 금지되면서 법을 지키는 한도에서 선물하려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백화점도 5만원이하의 선물세트 매출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016년 추석 5만원이하 상품 매출 구성비는 16.4%였지만, 올해 추석은 매출 구성비가 24.3%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추석보다 5만원이하의 선물세트 판매량이 80%가량 증가하는 등 김영란법에 이후 백화점에서도 실속형 제품이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이는 김영란법 이후 명절 기간 백화점 매출이 떨어지면서 백화점업계에서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영란법 시행 이후인 올해 설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직전년도보다 14.3% 급감한 4585억원을 기록했다. 김영란법에 백화점 명절 매출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 ▲ 노브랜드 냉동 한우정육세트. ⓒ이마트
    ▲ 노브랜드 냉동 한우정육세트. ⓒ이마트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변화한 추석 풍속도에 맞춰 5만원 이하의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여 고객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특히 고가의 상품과 저가의 상품을 적절하게 혼합해 판매하는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불고기와 국거리를 각각 700g씩 담은 '노브랜드 냉동 한우 정육 세트'를 4만800원에, 롯데백화점은 법성포 굴비 10미로 구성된 '어물전 굴비세트(0.8kg)'을 5만원에 판매 중이다.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선택해 가격을 낮춘 상품들도 출시됐다. 롯데마트는 '국내산 돼지 갈비 찜세트(냉동·700g*3)'를 4만9000원에, 롯데백화점 역시 흑돼지인 '이베리코 돼지고기'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5만원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 수요가 증가해 이에 맞게 다양한 상품을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출시했다"며 "가성비를 중심으로 향후 명절 풍속도가 변화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