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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와 은행연합회가 초대형 IB를 두고 또 다시 '갑론을박'을 펼쳤다.
금융투자협회는 9일 '초대형 IB의 필요성 및 긍정적 효과' 를 발표하고 "은행과 벤처캐피탈(VC) 중심의 자금 공급만으로는 우리 경제를 이끌어나갈 성장 잠재력이 큰 혁신형 기업에 대한 집중적 투자, 자금 공급에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협회는 대출 중심의 은행은 기업의 성장에 따른 과실을 누릴 수 없어 고위험 자금공급 유인이 부족하고 벤처캐피탈은 자본력이 취약해 자금공급액의 절대 규모가 작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은행연합회가 이날 오전 초대형 IB 발행어음 인가 추진이 부적절하다면서 이를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반박이다.
협회는 "2013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도입 후 4년이 지났어도 모험자본 공급과 관련한 IB의 경쟁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증권회사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혁신성장 지원 등 기업금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초대형IB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초대형 IB가 출현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긍정적 효과로 ▲모험자본 공급 확대 ▲일자리 창출 기여를 제시했다.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대해 "초대형 5개 증권사의 합산 자기자본은 24조6000억원이며 발행어음을 통해 약 49조2000억원의 자금조달이 가능하고 이 중 50%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의무 투자를 해야 하므로 최소 24조6000억원이 혁신성장기업 자금 지원 등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대형 IB의 발행어음은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고 수탁한도가 존재해 발행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된 금융상품이라는 점에서 금융기관 파산시 예금자보호가 되는 은행 예금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는 "초대형 IB 5개사가 24조6000억원을 다른 산업에 투자하게 되면 21~43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취업유발계수 기준)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투협은 "초대형 IB 정책은 증권회사의 기업 자금공급 기능을 강화해 기업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속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통해 다수의 초대형 IB가 출현,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은행연합회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생·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당초 초대형 IB 도입 취지에 맞게 기업 신용공여 범위를 축소하려는 논리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발행어음 업무가 인가되면 조달된 자금이 당초 취지와 다른 용도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초대형 IB 업무 확대는 금융감독이 단일업권 감독에만 한정돼 있는 현 체계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며 "이와 관련된 금융그룹 통합 감독방안 및 건전성 감독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