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연구원' 보고서 놓고 입맛 따라 '이중잣대'근거 없는 '반도체' 산업 폄훼… "종합 역학조사 2019년 발표 기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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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뉴데일리DB


    삼성전자가 JTBC의 '반도체 여성 혈액암 최대 3배' 기사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JTBC는 지난달 21일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관련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JTBC는 지난 14일 '반도체 여성 혈액암 최대 3배' 기사를 통해 반도체 여성 혈액암 발병율이 일반인의 최대 3배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2015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조사했으나 공개하지 않은 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JTBC는 "2015년에 작성한 중간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반도체 여성 노동자들의 혈액암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최대 3배에 달했다"며 "구체적으로 희소 혈액암 중 하나인 림프조혈기계암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1.76배로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호지킨림프종으로 인한 사망률은 일반인에 비해 2.88배나 높았다"며 "생산직군으로 범위를 좁히면 3.27배에 달했다. 이는 2008년 1차 조사에 비해 모두 증가한 수치로,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같은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반인보다 조금 높은 수치가 나온 건 사실이지만 오차범위를 감안할 때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는 결과라는 항변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보고서에서 반도체 근로자 여성의 전체 조혈기계암 발생비는 1.28다. 이는 일반인구를 1로 했을 때 질병이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가를 수치화한 것으로, 1보다 높을수록 질병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1.28은 일반인보다 조금 높은 수치이긴 하지만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통계적으로 높다 낮다를 따질 수 없는 수치다"고 말했다.

    이어 "비호지킨림프종 환자대조군 연구 설계 및 타당성 조사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비호지킨림프종의 발생비는 1.45로 역시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비호지킨림프종의 발생비는 2008년 2.67에서 크게 낮아졌다. 가장 논란이 되는 백혈병은 발생비가 0.96, 사망비가 0.73으로 일반인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발생비와 사망비는 전혀 다름 개념으로 역학조사에서 역학조사에서 산업현장의 위험도를 분석할 때는 발생비를 더 중요하게 다룬다는 설명도 따라붙었다. 실제 역학조사에서는 질병이 발생해도 사망하지 않는 경우를 감안하기 위해 발생비에 무게를 싣는다.

    삼성전자는 전체암 발생비가 높아진 원인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맞섰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암 발생비가 2008년보다 2015년 더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결과"라며 "특히 2015년 암 발생비가 늘어난 원인은 갑상선암 진단이 급증한 탓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갑상선암은 8개 업체의 반도체 근로자 전체에서 발생한 암 발병건수 1224건 중 612건을 차지해 비중이 50%에 달하지만, 2008년 조사에서는 갑상선암을 포함한 내분비샘암 발병이 전체 암 중 약 17%에 불과해, 갑상선암의 비중이 갑작스럽게 크게 늘어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그는 "갑상선암은 2010년대 이후 건강진단의 주요 항목에 포함되면서 진단이 크게 늘어난 대표적인 암"이라며 "대기업 근로자의 경우 건강진단을 매년 100% 받기 때문에 일반인구와 비교해 갑작스럽게 발생률이 높아진 듯한 착시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JTBC가 입수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보고서의 신뢰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공개했다가 철회한 자료라는 설명이다.

    실제 2015년 조사결과는 중간분석이기 때문에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어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공개했다가 1주일 만에 내린 자료다.

    사실상 JTBC의 보도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직접 발표한 2008년 자료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개조차 하지 않은 보고서는 정확한 분석인 듯이 보도하는 등 반도체 생산현장이 위험한 곳이라고 주장하는 꼴이다.

    아울러 2015년 보고서의 목적은 2008년 조사된 비호지킨림프종의 발생위험을 분석하기 위한 것이며, 연구진들 역시 수집된 사례로는 충분한 통계적 검정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JTBC는 이같은 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중간단계의 조사결과만 가지고 확실한 결론이 도출된 듯 보도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백혈병 등 조혈기계암을 포함해 폭넓게 보상을 하고 있으며, 보상받은 분들도 산재 신청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옴부즈만위원회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을 철저하게 조사해 분석하고 있으며, 이 보고서는 내년초 발표될 예정"이라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조사중인 종합역학보고서가 2019년 발표되는 만큼, 문제점이 확인될 경우 완벽하게 해결해 더욱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