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개선되도 대학 재정 악화 우려… 교육계 법안 재설계 등 촉구
  • ▲ 대학 시간강사 처우 개선 등에 대한 강사법 시행을 놓고 교육계에서는 재정 악화 등을 우려하며 법안 재설계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 대학 시간강사 처우 개선 등에 대한 강사법 시행을 놓고 교육계에서는 재정 악화 등을 우려하며 법안 재설계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대학 시간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 등이 담긴 고등교육법 개정안(강사법) 시행이 또다시 유예되면서 향후 대안 마련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처우 개선이라는 부분에서 강사법이 마련됐지만 고용 안정보다는 오히려 대량 해고 등 악재가 이어질 수 있다고 교육계는 우려했다.

    결국 강사법은 2012년 시행을 앞두고 반발이 거세지면서 유예를 거듭했다. 지난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강사법 시행을 1년 유예하기로 결정, 4차례나 미뤄지는 상황을 맞았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교육부는 강사법 폐기를 위해 국회 등과 협의에 나가겠다고 밝혔고, 대학·강사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방안 마련에 나선다는 입장을 표시했었다.

    교육부 대학정책과 관계자는 20일 "사안이 워낙 중대한 부분이라서 6년간 수차례 유예된 법안은 전무후무하다. 국회 교문위 결정에 이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강사법 1년 유예를 의결하고 본회의를 통과해 확정되면 이해 단체 등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노조 등은 강사법 시행을 반대해왔다. 시간강사 신분 보장, 처우 개선 등을 강사법에서 다루고 있지만 시행 시 4대 보험 보장, 퇴직금 지급 등 대학 부담이 커져 재정 악화에 따른 강사 대량 해고, 교육 질 하락 등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작년 10월 교육부는 교원 지위 부여·임용 기간 1년 이상·임용 종료 시 자동 퇴직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강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 대한 의견에 무시됐다며 폐기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교조는 강사법 시행 시 올해 약 6만5천명의 시간강사 중 3만~4만명이 학교현장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계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조만간 전문가들을 모시고 강사법에 대한 의견을 논의하려고 한다. 강사법은 대학 재정 등에 있어 문제가 있었다. 정부 재정지원 등을 요구했었는데 선행적으로 필요한 부분 등은 내년 상반기에 나올 거 같다"고 말했다.

    임순광 한교조 위원장은 "강사법은 강사만을 대상으로 다루고 있으며, 책임시수를 적용하면 대량 해고로 이어진다. 교원 지위가 있더라도 보장된 것은 없어 자칫하면 대학교수가 비정규직화될 수 있다. 결국 수업권이 박탈되고 학생은 교육권을 침해당하게 된다. 설계가 잘못됐으니 폐기하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향후 강사법은 부작용이 없도록 시간강사를 포함해 비전임교원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현실에 부합되는 시수와 예산 지원, 생활임금 보장 등을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사법과 관련해 교육부는 향후 상황을 보고 대안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많은 변화가 있어서 확정적인 부분은 아직 없다. 단체 등이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사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