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올해 첫 정비사업 수주… '대우-GS-대림' 속도국내외 침체 우려 속 먹거리 경쟁 치열 전망'한남3구역-압구정 현대' 등 주요 정비사업들도 본격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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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한남뉴타운 3구역 전경. ⓒ연합뉴스
지난해 '단군 이래 가장 치열했다'는 평가를 받은 도시정비사업 시장이 올해도 벽두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외 업황 침체 우려에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대형건설사들이 공세를 펼치면서다. 서울시내 주요 대형 사업지들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 같은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6일 경기 안산시 중앙주공5단지 1구역 재건축 시공사선정총회에서 시공사로 낙점되면서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본 사업은 2150억원 규모로, 현재 지상 5층·570가구의 단지가 최고 37층·903가구 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롯데건설은 이번 수주로 지난해 수주한 중앙주공5단지 2구역과 함께 일대 2000여가구 규모의 '롯데캐슬' 브랜드타운 조성이 가능해졌다.
다른 건설사들도 무술년 '마수걸이' 수주를 달성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장 오는 13일 한화건설과 코오롱글로벌 중 한 곳이 새해 첫 수주를 신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오는 13일 시공사선정총회 개최 예정인 부산 덕천2구역 재건축 사업에 참여했다.
본 사업은 부산 북구 덕천동 일대 한효맨션과 미진골드빌라, 덕천시영아파트를 8개동·793가구 규모로 재건축 하는 공사다.
20일에도 한 곳이 2018년 첫 정비사업 수주를 달성하게 된다. SK건설과 삼호는 대전 중촌동 1구역 재건축 시공사 수주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본 사업은 대전 중구 중촌동 일대에 아파트 782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공사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 4일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 입찰 방식을 변경한 인천 학익3구역 재개발 사업에 단독으로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 마수걸이 수주를 눈앞에 뒀다.
인천 남구 학익동 321번지 일대를 아파트 1392가구 규모로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대우건설의 수주 여부는 27일 개최 예정인 시공사선정총회에서 찬반투표를 통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장 공격적으로 수주 목표를 잡고 있는 GS건설은 대구 대현2동 강변주택 재건축을 올해 첫 수주사업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경쟁 입찰이 세 차례 유찰되면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 선정이 진행될 예정으로, 총회는 3월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올해 정비사업에서 지난해 수주실적 3조7000억원보다 35%가량 높인 5조원을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림산업은 마수걸이 수주 사업지로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을 추진되는 인천 도화1구역 재개발을 노리고 있다. 총 2384가구를 신축해 조합원 분양과 임대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을 뉴스테이로 공급할 예정이다. 임대사업자는 대림그룹의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대림AMC가 선정됐다.
지난해 8700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대림산업 역시 올해 수주목표를 2조원으로 두 배 이상 높여 잡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해 정비사업 수주전 열기가 지난해보다 누그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합원 지위 양도 불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 정부의 규제책과 신DTI(총부채상환비율) 도입 등 주택담보대출 기준 강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이자 상승,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까지 악재가 줄줄이 겹치면서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또 2월9일 시행 예정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역시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첫 달부터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지면서 올해도 수주전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이달 수주 성적이 건설사들의 새해 정비사업 수주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첫 달부터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되고 있다"며 "다만 올해의 경우 지난해와 달리 여러 곳을 동시에 수주하기보다는 수주 가능성이 높은 알짜 지역을 선별해 집중 공략하는 건설사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SOC예산 감소 등으로 국내 토목마저 위축될 것으로 보이면서 정비사업 시장이 그나마 '비빌 언덕'으로 꼽히는 것이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올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고 시공사 선정 방식도 까다로워지면서 정비사업 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도 건설사들이 공격적으로 수주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그나마 수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먹거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들도 시공사선정 총회 일정을 잡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 같은 분위기가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장에서 주목하는 주요 사업지로는 △한남뉴타운 3구역 △압구정 현대·한양아파트 △잠실주공 5단지 △대치 은마아파트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등이 꼽힌다.
5816가구가 새로 들어서는 한남 3구역은 공사비가 1조원 규모로 예상되면서 올해 정비사업 물량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강변에 자리 잡고 있고, 남산 조망이 가능한데다 일대 용산공원, 용산역 정비창(옛 국제업무지구) 등 개발호재가 맞물리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남 3구역은 지난해 10월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15년 남산 자락 지형을 보전해야 한다는 이유로 보류된 지 2년 만으로,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이다.
3구역 조합은 오는 2월~4월 사이에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내년 9월 착공에 들어가 2022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 중에서는 압구정지구가 최고 관심거리다. 지난해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와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서울시의 35층 가이드라인을 수용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던 만큼 압구정지구도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은마아파트가 35층 권고안을 받아들이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여전히 고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시의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이고 사업 속도를 높이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현대아파트 인근 B공인 대표는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받게 된 만큼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45층으로 하자는 게 조합원들이 대체적인 목소리지만, 일부에서는 35층으로 해서 빨리 끝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압구정지구에서 4000여가구로 규모가 가장 큰 3구역이 최근 사업 속도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구역은 9일 주민설명회를 통해 추진위 구성을 위한 절차를 밟고, 내달 25일에는 추진위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수주가 강남3구에 집중돼 있었다면 올해는 강동구·동작구·노량진·홍제 등 다양한 지역에서 정비사업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시장을 규제하는 정책들이 본격 적용되고 있지만,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올해 도시정비시장은 그 열기가 뜨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