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5월 깜짝 발표도 전문매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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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정유경 남매가 그리는 신세계그룹의 미래가 구체화되고 있다.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부터 그룹의 양대 축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사업부를 일임받아 각각 운영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구상하는 미래의 유통 신세계가 하나씩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 모두 이마트나 백화점 대신 기존 매장을 세분화하고 전문화한 특화 매장 위주의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 포함된 가전 매장을 남성들을 위한 놀이터라는 주제로 독립한 '일렉트로마트'나 백화점 화장품 코너를 독립시킨 뷰티 편집숍 '시코르'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최근 대규모유통산업발전법이나 1인 가구 및 핵가족 증가 등으로 대규모 점포 출점이 어려워지고 기존 점포들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승부수인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지난 2013~2015년간 분기별 평균 매출 증가율은 각 -0.3%, -3.5%, 2016~2017년 2분기에는 2.6%, -0.9% 성장에 그쳤다. 반면 온라인 매출 증가율은 2015년 16.0%, 2016년 18.1%, 2017년 13.2%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주요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기존 유통업계들이 변신을 시도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위기론 속에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들고나온 파훼법은 전문성을 높이고 세분화해 독립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고 다시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에 합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일선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나타낸 2015년부터 신세계그룹은 이러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및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은 2015년 4월 PB(자체브랜드)브랜드 '노브랜드', 2015년 6월 남성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 2016년 9월 프리미엄 푸드마켓 'PK마켓', 2016년 12월 뷰티 편집샵 '시코르', 2017년 7월 편의점 '이마트24', 2018년 1월 가구 브랜드 '까사미아 인수' 등 기존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있었던 사업영역을 세분화하고 전문화시키는 모습이다.
신규로 선보인 브랜드들은 사업영역도 기존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에 한정되지 않고 로드숍(거리매장) 형태로 별도로 분리해 단독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일랙트로마트 판교점과 시코르 강남점을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이같은 전략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이라는 대형 브랜드를 감추고 소비자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가기 위한 방법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독자 브랜드가 성장하면 새로운 영토 확장과 동시에 신규 고객들을 대형마트, 백화점, 복합쇼핑몰로 끌어들이는 요소를 추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시코르 강남점을 자주 다니는 고객이 대구로 이사한다고 가정하면, 해당 고객은 시코르 매장을 방문하기 위해 대구 신세계에 방문하게 된다. 신세계그룹의 독자 브랜드로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둘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을 끌어모으는 효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1월 인수한 가구 브랜드 까사미아도 이러한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13개 백화점과 그룹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까사미아 신규 채널을 확대하고, 동시에 로드샵 전략도 펼쳐 동업계 수준의 매장 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두 상권 중심의 72개 매장을 향후 5년 내 160여개 점으로 2배 이상 늘리고 신규 매장의 성격도 '플래그쉽', '로드숍', '숍인숍' 3가지로 세분화해 상권 규모에 맞는 출점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
이러한 정황상 정용진 부회장이 5월 예고한 오프라인 매장과 관련한 깜짝 발표도 전문점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5월 오프라인 사업과 관련한 깜짝 발표를 준비하고 있으며 기존 할인점이나 편의점이 아닌 다른 형태의 오프라인 유통 사업을 구상해 올해 3개 정도 문을 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경영 스타일은 대외적 행보에 따라 달라 보일 수 있지만, 기존 매장을 세분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고 이를 토대로 고객들을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한정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라며 "기존 유통업계가 성장이 침체되자 차별화 요소를 갖추려는 생각이 PL 강화, 전문점 개발 등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