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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인원한남이 들어서는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 ⓒ네이버거리뷰
문재인정부 들어 신규 주택공급시장이 서민주택 위주로 형성되면서 고급주택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주거복지로드맵에서 밝힌 서민주택 100만호 건설 등 전용 85㎡ 이하 위주의 서민주택 공급계획이 주요한 탓에 고급주택의 공급은 사실상 막힌 상태다. 이 같은 수급불균형으로 고급주택의 가격과 거래량은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불어드는 반비례 현상이 뚜렷하다.
최근 3년 사이 일반분양을 통해 입주자를 모집한 고가주택은 서울 성수동 주상복합 단지인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1개 사업지 뿐이고, 단지 내에서도 30억원이 넘는 가구수는 119가구 밖에 없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의 일반분양 가구수가 4만1644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극소수(약 0.3%) 물량일 뿐이다.
주택공급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택지지구에서는 단독주택·타운하우스가 대거 들어선 서판교 운중동 일대 정도가 단지형태의 신규 고급주택지로 분류 가능하다.
이처럼 고가주택은 신규공급 물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상승은 가파른 추세다.
서울시가 지난해 4월 공개한 2017년 개별주택 공시가격 조사에서 공시가격이 100억원 내외인 초고가 주택의 올해 평균 공시가격 상승률은 16.3%로 서울시 전체 개별주택 상승률 5.18%의 3배에 달한다.
거래량만 놓고 봤을 때도 2017년 서울에서 30억원 이상 고가아파트 매매건수는 320건으로 2013년 44건과 비교했을 때 7배나 증가해 초고가시장의 수요가 건재함을 증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2016년 11월 34억5000만원(43층)에 거래된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67㎡형은 지난해 10월에는 최고 37억원(46층)으로 거래됐고,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전용 217.86㎡형은 2016년 8월 43억5000만원(36층)에서 1년 후인 2017년 8월 45억원(40층)에 거래됐다.
또 2011년 민간임대 입주 이후 분양 전환한 '한남더힐'은 새 아파트가 아님에도 고급주택의 희소성으로 지난해 9월 분양거래량만 32건에 이른다.
이처럼 고급주택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업계에서는 공급물량을 풀어 수요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강남권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 원인으로 공급 대비 넘치는 수요가 꼽히는 만큼 고급주택 공급 통해 수요·공급의 균형을 이루는 동시에 주택시장 가격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남동 외인아파트를 개발해 짓는 '나인원한남' 분양가 승인을 놓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인원한남의 분양가 승인 결과에 따라 정부의 고급주택 다양성 인정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인원한남은 최고급 주택시장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고급주택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30세대 미만으로 짓거나 민간임대 등의 형태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 또 이러한 곳들은 분양가 산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실제 2007년 분양한 청담동 '마크힐스2차' 경우 전용 3.3㎡당 평균 8200만원을 넘는 분양가로 공급된 바 있고,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짓는 고급 빌라 '더 펜트하우스 청담' 분양가는 최저 80억대에서 110억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고급주택 업계관계자는 "자동차도 실용적인 경차가 필요한 수요층부터 명품차가 필요한 계층이 따로 있고, 명품차를 비싸게 판다고 해서 전체 자동차 가격이 올라가지 않는 것처럼 주택시장도 고급주택 공급활성화로 전체 집값이 올라가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투기세력을 잡기 위한 단기적 정책집행도 중요하지만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고급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전체적인 집값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서민주택은 공공부문에서, 고급주택은 민간부문의 사업을 적극 지원해 시장을 안정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