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된 영문자 조합 한계… 민간 경쟁시 물량공세에 밀리기도
  • ▲ TS와 LH 검색 화면.ⓒ포털 화면 캡처
    ▲ TS와 LH 검색 화면.ⓒ포털 화면 캡처

    세계화 물결에 공공기관들이 앞다퉈 영문자로 기업 이미지(CI)를 형상화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조합의 단어가 이질적인 분야에서 쓰이는 경우가 적잖아 기관 알리기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애로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의 경우 긴 한글 기관명보다 영문 이름이나 머리글자(이니셜)가 일반에 더 알려진 경우가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KORAIL(코레일·한국철도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화에 발맞춰 대부분 공공기관은 영문자를 조합해 CI를 형상화하고 이를 기관 홍보에 활용하는 추세다. 심벌마크 등 CI는 간결하면서도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 기관을 알리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다.

    문제는 한두 글자의 제한된 영문자 조합으로 심벌이나 CI를 만들다 보니 서로 상관없는 분야의 민간기업이나 제품 등과 혼동돼 기관 홍보에 장애가 생긴다는 점이다.

    국토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은 'TS'를 CI로 쓴다. 교통(Transportation)과 안전(Safety)이라는 핵심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교통안전공단은 자동차사고 피해가정을 돕기 위한 'TS 희망봉사단', 지역주민에게 교통사고 줄이기 홍보를 겸하는 'TS 행복 콘서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CI를 적극 활용한다.

    그러나 온라인 포털사이트에서 TS를 검색하면 교통안전공단은 잘 보이지 않는다. TS로 검색하면 탈모방지 샴푸나 연예 매니지먼트 관련 내용이 먼저 눈에 띈다. LH를 검색하면 맨 위에 토지주택공사가 노출되는 것과 비교된다.

    올 초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수서고속철(SRT) 운영사 ㈜에스알(SR)도 CI인 'SR' 검색에 애로가 없지 않다.

    포털에서 SR을 검색하면 지난해 8월 출시된 모바일게임 관련 정보가 쏟아진다. 해당 게임의 등장 캐릭터가 소환해 부리는 귀신의 등급에 SR, SSR 등이 있어 이 부분이 검색에 걸리기 때문이다.

    해당 게임은 카카오를 기반으로 해 국내외 사용자가 적지 않다. 또한 게임 서비스 회사가 게임 주제곡을 부른 가수 겸 배우 아이유를 홍보모델로 기용하는 등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SR 철도 관련 소식은 뒤로 밀리기 일쑤다.

    국토부 산하기관 한 홍보담당자는 "기관 이름을 바꾸면서 CI를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도 있는데 일반 국민 입장에선 생소하기만 해 오히려 역효과라는 의견도 들린다"며 "온라인·모바일 홍보 비중은 점차 커지는데 엉뚱한 연관 검색어가 부각되면 난감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