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치료제 '올리타' 글로벌제약사로부터 줄줄이 권리 반환
임상 3상 어려움 등 혁신신약 가능성 낮아… 주요 파이프라인 기대감은 유효
  •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폐암신약 '올리타'의 개발 및 판매를 중단하고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투자에 더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의 주가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다른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만큼 R&D 가치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미약품이 폐암치료제 올리타의 개발 중단 계획서를 제출했다며 환자 보호를 위한 안전 조치 등의 타당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올리타 개발 중단과 관련, 이미 글로벌 시장에 경쟁 제품이 많이 나와 임상 3상의 진행이 어려워지면서 혁신신약으로의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올리타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다.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더는 쓸 치료제가 없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투여된다. 올리타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첫 신약이자, 국내서 개발된 27번째 신약으로 2016년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한미약품은 올리타의 개발 당시 다국적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2016년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권리를 반환받으면서 글로벌 개발 속도가 늦어지게 됐다.

     

    또 최근 중국 지역 파트너사였던 자이랩으로부터도 권리를 반환 받아 기대했던 중국 시장에서의 임상 진행도 불투명해지는 상황에 처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이 독자적으로 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미 올리타와 경쟁 제품이 전세계 40여개 국가에서 시판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더구나 국내에서도 경쟁 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건강보험 급여를 받으면서 올리타의 임상 3상 환자 모집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향후 개발에 투입될 R&D 비용 대비 신약 가치의 현저한 하락이 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며 "회사로서도 대단히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악조건에서 올리타를 개발해도 혁신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올리타의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주요 파이프라인의 투자에 더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다른 혁신 신약 후보물질 20여개 개발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며 "올리타 개발을 중단하더라도 기존에 이를 복용해온 환자 및 임상 참여자들에게는 올리타를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올리타 개발 중단으로 한미약품의 주가는 이날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9시10분 현재 한미약품은 전날보다 1만8000원(3.33%) 내린 52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한미약품 주요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전반적인 R&D 가치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론티스', 당뇨·비만 신약 'HM12525A', 표적항암제 'HM95573' 등 20여개의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타는 베링거인겔하임, 자이랩 등으로부터 권리를 반환받으며 이미 주가에 그 영향이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미약품이 다양한 분야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만큼 올리타의 악재를 극복하고 글로벌 임상의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