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흑자기조 속에도 맥 못추는 AK플라자백화점 업계 매출 성장에도 나홀로 하락… 적자 지속지난해 수원점 합병, 무상·유상증자에도 자본잠식 확대
  • ▲ AK플라자 수원점.ⓒAK플라자
    ▲ AK플라자 수원점.ⓒAK플라자
    애경그룹의 지주회사 AK홀딩스가 백화점 계열사 AK플라자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룹의 주요 사업 전반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유독 AK플라자만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애경그룹을 대표하던 백화점 사업이 그야말로 미운오리가 돼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애경그룹에 따르면 AK홀딩스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1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6%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9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했다. 지난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줄곧 적자를 기록했던 그룹 실적이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간 것. 

    제주항공, 애경케미칼, 애경산업 등 주요 사업의 안정적인 회복이 이어진 탓이다. 다만 이중에서 유독 부진을 면치 못하는 곳도 있다. 백화점부문을 맡고 있는 계열사 AK플라자가 바로 그곳이다. 

    AK플라자는 1분기 매출이 807억원을 기록하는 것에 그쳤다. 지난해 AK플라자가 자회사 수원애경역사를 합병한 걸 고려하면 이번 1분기 실적은 사실상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102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1분기 백화점 빅3인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의 매출이 일제히 성장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나홀로 역주행이 이어진 셈이다. 

    AK플라자 수원점이 1분기에 2% 대 매출 성장을 기록했음에도 평택점, 분당점, 원주점 등 주요 점포의 매출이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부진을 피하지 못한 것. ‘명품 없는 백화점’의 한계가 여기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그룹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AK플라자는 지난해 수원애경역사 합병 외에도 무상감자, 유상감자를 연이어 진행했지만 흑자전환에 실패하면서 여전히 자본잠식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분기 기준 AK플라자의 남은 자본은 392억원에 불과하다. 

    AK플라자가 지난해 AK플라자에 790억원 수혈한 것에 이어 보유 중인 애경산업, 애경케미칼 주식 217만주, 530만주를 각각 담보로 제공하며 500억원의 차입금 담보를 제공했지만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친 셈이다.

    당장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AK플라자는 자구책을 찾고 있지만 백화점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는 중이다. 심지어 AK플라자는 지난 3월 온라인쇼핑몰 ‘AK몰’을 큐텐에 매각했을 정도. 매각가는 단 5억원에 불과했지만 함께 넘긴 부채는 554억원에 달한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이커머스 시장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팔아 넘겨야 했을 정도로 AK플라자의 상황이 절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상황이 단기간 내 개선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로 유통업계 경쟁은 계속해서 치열해지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AK플라자 수원점 외에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1분기 매출이 감소했다”며 “재무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