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측면서 손실 줄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투자·노하우·사업 거점 잃게 돼
  • ▲ 중국 롯데마트. ⓒ뉴데일리DB
    ▲ 중국 롯데마트. ⓒ뉴데일리DB

중국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 철회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가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드 보복 이후 영업정지를 맞은 중국 내 롯데마트 21곳이 중국 현지 유통기업에 팔리면서 계획했던 매각이 수순을 밟고 있지만 10년 넘게 공들여 온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뒷모습은 아쉬움을 남겼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사드 철회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롯데쇼핑은 중국 베이징에서 운영하는 롯데마트 점포 21개를 현지 유통기업인 
'우마트(物美, wumei)' 그룹에 매각했다. 

매각 대상 점포는 화북법인(북경지역) 내 21개(마트 10개, 슈퍼 11개) 점포이며 매각 대금은 14억2000만 RMB(한화 약 2485억원, 환율 175원 기준)이다. 
지난해 9월 롯데가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롯데마트 점포 매각에 나선 후 나온 첫 성과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중국 롯데마트는 대부분이 강제 영업정지를 당했고 그나마 운영을 이어가던 12개 점포도 매출과 방문객 수가 급감해 불어나는 적자에 허덕였다. 사드 보복 이후 
중국 롯데마트 방문객 수는 70% 이상, 매출은 77% 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 롯데마트는 약 2680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매출 타격은 1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독일계 '마크로' 등을 인수하며 진출했던 중국 대형마트 시장에서 백기를 들고 완전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중국 내 분위기가 완화 조짐을 보이자 일부에서는 롯데마트가 남은 점포를 매각하는 대신 운영을 정상화 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측했지만 롯데마트의 철수 의지는 확고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국 내 롯데마트 철수는 이미 결정난 사항이고 사드 보복이 철회된다 하더라도 이를 번복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남아있는 다른 롯데마트 중국 매장 매각도 계획대로 연내 마무리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중국 롯데마트는 지난 1년여 간 수익 없이 월 평균 인건비로만 150억원 가량을 부담해 온 만큼 단순 기대감만으로는 더 이상 실적을 갉아먹게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하루 빨리 매각을 완료해 손실을 줄이는 것이 사업적 측면에서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매각이 성사된 롯데마트 화북법인은 중국 롯데마트 법인 중 가장 알짜로 알려져있다. 롯데쇼핑 측은 외부 
자산평가기관의 화북법인 평가가 11억~14억 위안인 점을 고려할 때 자산가치에 부합하는 조건으로 매각했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헐값 매각이나 다름없다. 사드 보복 이후 롯데마트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자산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마트 알짜 법인을 헐값에 매각하더라도 중국 사업에서 하루 빨리 손을 떼는 것이 그나마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완전 철수로 의지를 굳힌 만큼 연내 점포 매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데일리DB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데일리DB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되면 당장 사업적 손실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10여년 간 지속해 온 투자와 노하우, 사업 거점이 사라지게 된다. 롯데 입장에서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마트 중국 점포 매각을 사드 보복 철회에 따른 훈풍으로만 마냥 좋게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과거부터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관심이 남달랐는데 완전 철수를 결정하면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향후 롯데마트가 중국시장에 재진출하게 될 경우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고 진입장벽도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며 "롯데마트가 철수하더라도 중국에 진출해있는 다른 롯데 계열사나 현재는 중단된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등 남은 사업도 정상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