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t급 해상크레인에 쇠줄 연결해 돌려세워4층 좌현 남학생 객실 수색 기대… 해수부 "절단 필요하면 사전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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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4년 만에 바로 섰다.
옆으로 누운 채 바닷속에 가라앉으면서 선체 일부가 찌그러져 수색할 수 없었던 남학생 객실 일부 구간과 기관구역도 수색이 가능해졌다. 해양수산부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은 늦어도 7월 초부터는 본격적인 수색에 나설 계획이다.
◇3시간10분 만에 직립 성공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은 10일 오후 12시10분 옆으로 누운 세월호 선체를 94.5도(°)까지 바로 세워 선체 직립을 마쳤다고 밝혔다.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목포신항에서 1만t급 해상크레인을 이용해 선체 바로 세우기에 나섰다. 작업 직전 목포신항의 풍속은 초속 1m 이하로 측정됐다. 파도도 잔잔했다.
애초 선조위는 35도, 40도, 50도, 55도, 90도 등 6단계에 걸쳐 세월호를 들어 올릴 예정이었다.
전날 40도까지 바로 세우는 예행연습을 성공한 뒤 선체를 바닥에 내려놓지 않은 상태여서 이날 작업은 10도, 40도, 60도, 90도, 94.5도 등 6단계로 조정됐다.
작업은 세월호 뒤편 부두에 자리 잡은 해상크레인에 와이어(쇠줄)를 걸어 선체를 뒤편에서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쇠줄은 세월호 좌현과 바닥 면에 'L'자 형태로 설치한 철제 빔과 해상크레인에 앞·뒤로 각각 64개씩 연결됐다.
오전 9시8분 10도까지 세워진 선체는 9시33분 40도까지 돌아간 후 쇠줄에 걸리는 중량을 미세 조정하는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37분 60도까지 세워졌다. 이어 오전 11시58분 90도에 이어, 오후 12시11분 94.5도까지 직립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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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현 쪽 특별한 외부충돌 흔적 안 보여
세월호가 바로 세워지면서 그동안 확인이 어려웠던 선체 좌현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동안 외부 충돌설이 제기됐지만, 이날 들어 올려진 좌현에는 특별한 외부 손상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세월호를 인양할 때 받침대로 설치한 33개 철제 빔이 선체 일부를 가리긴 했으나 선체 외부 면에 눈길을 끄는 손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철제 빔 사이로 드러난 표면 일부에 틈이 있어 직립 과정에서 바닷물로 보이는 물줄기가 쏟아졌지만, 외부 충격에 의해서가 아니라 선체 내 펄과 장애물 무게를 이기지 못하면서 표면이 바깥으로 터져 나온 부위로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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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강·준비작업 거쳐 7월 초부터 본격 수색 돌입
해수부에 따르면 선조위는 다음 달 14일까지 선체 직립을 위해 설치했던 장치 제거와 안전 보강 작업 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계약이 끝나는 다음 달 10일 이전까지 세월호 왼쪽에 설치된 수평 빔 33개와 해상크레인과 철제 빔을 연결한 쇠줄 해체 등 후반 작업을 마칠 방침이다.
해수부는 이후 3주간 수색 진입로 확보를 위한 시공, 조명 설치, 작업구 천공 등 준비작업에 나선다. 본 수색작업은 오는 7월5일께부터 5주간 진행할 계획이다.
선체 직립 성공에 따라 그동안 옆으로 누운 채 찌그러져 진입이 불가능했던 4층 좌현 선수(이물) 부분의 남학생 객실과 우현에 있지만, 바닥층이라 진입할 수 없었던 기관구역 수색이 가능해졌다.
해수부 설명으로는 추가 수색구역은 세월호 전체의 10% 미만에 해당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보조기관실 등은 원래 일반 승객의 접근이 안 되지만, 지난해 조사 과정에서 기관실 문 등이 열려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마 작업 편의상 문을 잠그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앞선 선체 수색작업 때 기관실 입구에서 미수습자 유해 1점을 수습한 바 있다.
해수부는 최대한 현재 상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작업으로 수색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절단 등이 필요하면 미수습자 가족과 416가족협의회, 선조위 등과 사전 협의를 거쳐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5명이 상주하는 현장지원사무소는 확대해 미수습자 가족 등의 지원 기능을 강화한다. 현장에 머물길 원하는 미수습자 가족의 숙소와 식사 등은 해수부와 전남도, 목포시가 협의해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