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도입해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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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노조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해 금융사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기관투자자가 투자 기업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하면 주주권리를 적극 행사할 수 있고 기업 감시를 바탕으로 투명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4일 국회 의원회관 제1 세미나실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토론회'를 개최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처럼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뜻한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기관투자가가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투자대상 기업을 점검하고 현안에 대해 소통함으로써 기업 투명성 제고 및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도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제도로 필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활용해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의 권력 집중화를 막고 투명한 경영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의 경우 지배주주 영향력은 큰 반면사외이사나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전문성은 약해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순원 교수는 "우리나라 대기업은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소유가 집중돼있어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제한적"이라며 "지배주주의 의사결정 권한이 매우 높아 오너십 리스크가 크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국내 은행 산업 역시 대기업 못지않게 지주회사 체제 아래 최고경영자(CEO)의 영향력이 과도한 만큼 감시 기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리나라 금융사 지배구조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를 바로 적용하기보다 감사위원회 독립 등 지배구조부터 손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현행 금융사의 감사위원회 구성은 이상회 결의를 통해 이사들 가운데 임명하고 그들 중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하고 있다"며 "이는 집행기관이 자신의 의사결정을 감시하는 셀프 감사 체제"라고 비판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감사위원회를 이사회로부터 독립시키고 노동자 대표 '감사'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한 이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경영 감시 기능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동이사제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인 KB금융 노조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필요성과 함께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KB금융의 지배구조 문제점으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배주주 없이 소유와 경영 분리 △기관투자자 및 일반투자자들에게 널리 분산된 지분 보유 △이사회 독립성 상실, 대표이사 회장권력 참호 역할 △투자자를 비롯한 주주 역할 부재 및 정부 규제 시스템 의존 등 4가지를 꼽았다.

박 위원장은 이같은 금융사 지배구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물론 기관투자자, 금융정책 당국과 국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 정착을 위해 기업들은 개방이사제‧노동이사제‧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금융정책 당국은 공적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과 준수, 사회적 책임투자 확대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